1. 서 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근래 국내 공공 건설공사 발주자가 제기한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계약상대자가 손해액을 부담하게 되는 판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담합에 가담한 건설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와는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액을 부담하게 된다. 소송을 통하여 손해배상액이 결정되는 경우 대부분 감정인의 손해액 감정보고서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데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지 못한 감정 결과가 판결의 결정내용으로 인용되어 입찰담합 행위를 한 자가 부당한 손해액을 부담하게 되거나, 또는 발주자가 제대로 된 손해액을 배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일방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손해배상액이 산정되는 현상은 건설공사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대한 선례가 많지 않은 점에 기인한다. 또한 법원에서는 이론적 근거와 자료의 뒷받침 아래 과학적이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여 정당하게 추정된 이른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산정’ 방법 및 절차 등의 필요성을 제시(Incheon District Court, 2015)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건설공사의 입찰담합으로 인해 발주자에게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분쟁의 관계자 모두에게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손해액을 결정할 수 있도록 손해액 산정방법의 분류체계를 개선하고, 이를 포함한 손해액 결정 표준절차를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1.2 연구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국내 공공공사의 발주과정에서 발생한 입찰담합의 경우에 적용 가능한 손해액 산정방법 분류체계 개선 및 손해액 산정 표준절차를 제시하는 것을 범위로 한다.

연구 방법은 국내․외 입찰담합 손해액에 대한 관련 이론 및 선행연구를 고찰한 후 국내에서 실제 입찰담합 사건에서 적용된 손해액 산정과 판결 사례를 조사․분석하고 도출된 문제점을 분석하며 이를 토대로 손해액 산정방법의 분류체계 개선 및 손해액의 결정에 이르는 표준절차를 제시하는 순으로 진행한다.

2. 손해액 관련 이론 및 선행연구 고찰

2.1 입찰담합과 손해배상 의무

입찰담합은 경쟁입찰에서 입찰자들이 상의하여 입찰가격이나 낙찰자 등을 정하여 실질적인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법률상으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건설공사에서의 입찰담합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 규정에 의거 규제된다.

그러나 국내법에서는 입찰담합으로 발주자가 입게 되는 손해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으며, 국내 입찰담합의 대표적인 사례인 군납유류 입찰담합 사건(Seoul High Court, 2009)에 따르면 “위법한 담합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하여 손해배상의 의무를 특정하고 있다.

2.2 손해액의 추정 및 인정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과 관련하여 공정거래법 제57조에서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된 것은 인정되나, 그 손해액을 입증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해당 사실의 성질상 극히 곤란한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손해액에 대한 입증이 추정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음을 명백하게 하고 있다.

2.3 손해액(차액설)의 개념

군납유류 입찰담합 사건의 대법원 판결(The Supreme Court, 2011)에서 “위법한 입찰 담합행위로 인한 손해는 담합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낙찰가격과 담합행위가 없었을 경우에 형성되었을 가격의 차액을 말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판례에서는 손해의 산정방법에 관해서 차액설을 취하고 있다. 또한, 손해액은 “이론적 근거와 자료의 뒷받침 아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에 의하여 정당하게 추정되었다면 법원은 그와 같이 산정된 손해액을 기준으로 배상을 명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2.4 국내 선행연구의 고찰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과 관련된 국내의 연구 문헌을 고찰한 결과, 손해액 결정 절차에 대한 직접적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고, 일부 연구에서 손해액 산정방법에 대한 연구와 해외 연구 문헌에서 제시된 분류를 소개 또는 보완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Park (2015)은 지하철 7호선 입찰담합 사례에 대하여 가상 경쟁가격을 비교시장분석방법, 설계점수 차이와 투찰률 상관관계, 설계평가점수 단위당 공사비 비교 등의 모델에 의한 손해액 산정방법과 산정 손해액을 제시하였다.

Hong and Kim (2013)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하여 정형적 경제분석법, 사건 유형별 적용사레 및 법원의 손해액 산정 및 조사․확정 기준의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하였다.

Yun and Kang (2012)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소송의 현황, 손해배상의 기능 및 손해액 산정의 일반원칙 및 고려 요소를 논하고 EU (2009) 보고서의 다섯 가지 산정방법을 소개하고 이중차분법에 기초한 중회귀분석방법을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으로 소개하였다.

Hong (2008)은 공정거래법상 손해배상의 청구의 절차에 대하여 당사자, 관할법원, 시정조치 확정 여부와 절차 진행, 소멸시효 등에 대하여 논하고 Clark 등의 설명을 인용하여 다섯 가지의 손해액 산정방법을 소개하였다.

Lee (2008)는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 추정 방법으로 비계량경제학적 분석방법으로 직접증거, 공학적 분석을 제시하고, 계량경제학적 분석방법으로 비율접근법, 더미변수접근법, 예측접근법을 제시하였으며, 개념적 분류로 전후비교방법과 벤치마킹방법, 이중비교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Lee and Han (2002)은 한국 관급공사시장에서 구조적인 입찰담합에 기인한 잠재 피해액을 추정하는 산공식을 제시하였고 1995년부터 1998년에 걸쳐 추정된 잠재 피해액은 시장 지출의 15.5%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국내 선행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먼저, 입찰담합 손해액 산정시 고려되어야 하는 기준 요소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또한, 산정방법 및 분석기법에 대한 다양한 분류가 부족하다. 그리고,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산정에 이르도록 하는 단계 및 표준절차에 대한 연구는 미비하며, 특히 다양한 건설공사 입찰 유형을 고려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2.5 국외 선행연구의 고찰

담합으로 인한 손해액 산정에 대한 국외의 선행연구는 각 시기에 따라 산정방법을 다양하게 분류하여 제시하고 있고 그 대표적인 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Marcel (2015)는 연구보고서에서 초과금액을 손해액으로 인정하는 여러 저자들의 제시방안을 참조하여 담합으로 인한 초과금액의 산정방법으로 전후방법(price before/after conspiracy method), 가격 전쟁 중의 가격 방법(price during a price war method), 표준시장 비교방법(yardstick method), 비용기반 방법(cost-based method), 계량경제학 방법(econometric method) 등의 다섯 가지 방법으로 분류하고 있다.

ABA (2010)에서 발간한 Proving Antitrust Damages에는 담합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가상 경쟁가격과 담합 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의 차이 즉 초과가격을 입찰 담합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으로 정의하고 있다.

가상 경쟁가격 추정 방법으로는 표준시장 비교방법, 예측모델(prediction model), 비용기반방법 등 세 가지 주요 산정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Oxera (2009) 연구보고서에 소개된 방법은 앞서 본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손해액 산정방법이나 모델에 비하여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분류를 제시하고 있다. 위 보고서는 세부적으로 첫째 접근방법(Approach), 둘째 반사실의 기초(Basis for counterfactual), 셋째 손해액을 산정하는 기법(Estimation techniques) 등 3개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CEPS, EUR, LUISS (2007)은 유럽집행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초과가격 측정방법으로 전후비교방법, 표준시장 접근방법, 비용기반 접근방법, 한계손실분석(critical loss anlysis)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Emily (2004) 등은 초과가격으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전후 비교, 표준시장 비교, 비용 기반 접근, 가격예측, 과점모형이론 등으로 분류 소개하고 있다.

국외의 연구 문헌에서 소개된 각 연구자의 산정방법은 여타 연구자와 동일한 방법을 포함하기도 하나 상이한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고 있어 이를 통합하여 표준시장 비교, 전후비교, 가격예측, 이중차분법, 비용기반 등 Table 1의 다섯 가지 대표적인 산정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국외 선행 연구들은 국내에 비해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긴 했으나 몇 가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먼저, 제시된 산정방법은 대부분 제품을 대상으로 하며, 건설공사 입찰에서 발생한 담합의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산정방법에 대한 검토는 충분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또한, 각 산정방법들은 모두 담합 대상의 가격(price)과 비용(cost)만을 가상 경쟁 가격에 대한 분석 요소로 한정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손해액 산정 및 결정에 이르는 단계 및 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제외되거니 일부에 국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Table 1. Classification of the Virtual Competition Price Calculation Method of the Precedent Studies

*The theoretical modelling corresponds to the oligopoly model so that it is excluded. **The econometric is excluded from the calculation method. It is classified as the technique possibly selected in each calculation method so that it is excluded.

3. 손해액 산정 사례 및 문제점 분석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다툼이 되는 손해액에 대하여 법원의 판결이 이루어진 사례를 조사하여 각 사건의 손해액 결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쟁점이 된 사항을 살펴본다. 또한 각 쟁점에 대한 당사자의 주장 내용을 통하여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 결정에서 다루어야 하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 방향을 찾고자 한다.

3.1 군납유류 입찰담합 사건

공정거래위원회는 2000. 10. 17. 5개 정유업체가 부당공동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법위반사실공표명령,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 이어서 대한민국은 2001. 2. 15. 법원에 정유회사들을 상대로 약 1,584억원 및 지연손해금을 연대하여 지급하라는 내용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손해배상 소송이 처음 제기된 1심부터 파기 환송 심까지 4개 재판부의 판단을 거쳤다. 2심은 1심의 판단에 인용된 다중회귀분석방법을 배척하였고 3심은 2심의 판단에 인용된 표준시장 비교방법을 배척하였으며 환송 심은 1심의 판단에 인용된 다중회귀분석방법으로 산정된 1심의 손해액을 기준으로 화해결정을 하였다. 즉, 1심의 판단이 배척되었다가 파기 환송 심에서 종국적으로 1심 판단이 환원되어 결정되었고 이에 이르는 각 심급별 판결일자, 손해액, 채택된 산정방법 등의 변화 과정을 나타내면 Table 2의 내용과 같다.

위 심급별 손해액 산정방법의 채택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문제점 및 한계가 나타났다.

첫째, 당시의 시장 상황 등 손해액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 비용 등의 요소에 대하여 사전에 논의가 충분하지 못한 채 다툼이 진행되었다.

둘째, 손해액 판단의 기준(산정방법의 선택 등)을 설정하지 않은 채 원고와 피고가 제시한 산정방법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한정되었다.

셋째, 손해액 결정 절차에 대한 논의의 결여로 손해액 산정방법의 채택 이후 이를 부인하는 판단과 다시 이를 배척하는 등의 불필요한 절차가 진행된 결함이 있다.

넷째, 이 사건은 제품을 대상으로 한 한계성을 지닌다. 이는 시장 성격이 상이한 건설공사 입찰담합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사례로 보기에는 한계성을 지닌다.

Table 2. Change of the Damages Calculation Method Selected in Each Trial

* 81 billion KRW corresponds to the damages caused by bid rigging. The final amount is 135.5 billion KRW by adding the delay damages (interest).(An, 2013)

3.2 서울지하철 7-1공구 내지 7-4공구

서울 지하철 7호선 7-1공구내지 7-4공구의 ‘기본설계 대안입찰’ 방식에서 각 컨소시엄 대표사들과 들러리 업체 간 담합 입찰을 하기로 합의하였으며 701공구에서만 일부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졌을 뿐이고, 702 내지 704공구에서는 실질적인 경쟁이 일어나지 않았다(Seoul Central District Court, 2014).

손해배상 소송이 처음 제기된 2011. 3. 21.로부터 2016. 9. 8. 고등법원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약 5년 이상이 소요되었고 2017. 6. 현재 대법원에 소송이 진행 중에 있고 그 내용은 Table 3과 같다.

위 소송 과정에서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문제점 및 한계가 나타났다.

첫째, 이 사건 항소심 판결에 따르면, 손해배상청구권은 소제기 이전 소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심에서는 소멸시효(일정기간 권리행사가 없는 경우 권리를 소멸하는 제도)를 충분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여타의 쟁점에 빠진 절차 누락의 한계가 있다.

둘째, 입찰담합으로 이한 손해액의 산정은 건설 산업의 특성이 고려되어야 하나 이 사건 감정에서는 “낙찰자 결정 평가기준” 등 건설 산업의 특성을 충분하게 고려하지 못한 결함을 갖고 있다.

셋째, 이 사건 감정(Nam, 2014)에서는 당시 입찰의 낙찰자 결정 평가기준에는 가격, 설계 및 수행능력 점수 등 세 가지 요소가 구성되어 특정 점수 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correlation)가 있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흠결이 있다.

Table 3. Comparison of the Calculation Method, Comparison Factor, and Comparative Standard Market Selected in Each Trial

3.3 서울지하철 7호선 7-5공구, 7-6공구

서울 지하철 7호선 7-5공구내지 7-6공구는 ‘기본설계 대안입찰’ 방식으로 입찰을 실시하였고 각 컨소시엄 대표사들과 들러리 업체 간 담합 입찰을 하기로 합의하여 실질적인 경쟁이 일어나지 않았다(Incheon District Court, 2015).

손해배상 소송이 처음 제기된 2010. 10. 26.로부터 2016. 9. 8. 고등법원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약 5년 이상이 소요되었고 2017. 6. 현재 대법원에 소송이 진행 중에 있고 그 내용은 Table 4와 같다.

위 소송 과정에서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문제점 및 한계가 나타났다.

첫째, 이 사건의 감정에서 인천지하철 2호선 2-6공구를 표준시장으로 삼아 비교하는 방법으로 추정하였으나, 위 2-6공구는 당해 사건의 비교 대상 표준시장으로 삼기에 타당하지 않다(Park, 2014).

둘째, 이와 같이 감정 판단의 결함이 존재함에도 감정 판단 손해액을 판결에 인용하였고, 감정 판단의 흠결 여부에 대해 검증하지 아니한 한계를 지닌다.

셋째, 손해액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건설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산정방법의 선택 검토 및 단계적 절차 등이 요구됨에도 이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넷째, 이 사건 항소심에서는 당해 사건이 아닌 서울지하철 7호선 7-1공구 내지 7-4공구의 소송에서 이루어진 감정 결과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자가 앞 3.2항에서 확인한 위 7-1공구 내지 7-4공구의 감정 결함에 비추어 볼 때 결국 결함 내용을 인용한 것에 해당한다.

Table 4. Comparison of the Calculation Method, Comparison Factor, and Comparative Standard Market Selected in Each Trial

4. 손해액 산정 개선 방안

앞서 손해액 산정에 대한 선행 연구 및 사례에서 도출된 문제점 및 한계에 비추어 이의 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첫째, 손해액 산정방법에 대한 분류체계를 개선하고 둘째, 손해액 산정 및 결정에 이르는 표준절차를 제시하고자 한다.

4.1 손해액 산정방법 분류체계 개선

4.1.1 손해액 산정의 단계

가상경쟁가격의 추정을 통한 손해액 산정은 첫째 손해액 산정 기준요소를 선정한 뒤 둘째, 선정한 기준 요소에 따라 가능한 산정방법을 선택하고 셋째, 선택된 산정방법에 적용 가능한 분석 기법을 선택하여 적용하는 등 Fig. 1과 같이 3개의 단계로 구분한다.

Fig. 1.

Damages Calculation Procedures

4.1.2 손해액 산정 기준 요소

기존 산정방법의 분류체계는 가격(price)과 비용(cost)의 두 요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건설공사 입찰에서 낙찰자를 결정하는 판단 요소로 입찰 가격 자체가 아닌 낙찰률이 적용되고 있는 점(일괄입찰 등에 의한 낙찰자 결정기준에 평가요소의 하나로 반영된)을 고려할 때, 입찰 가격의 비율(ratio) 즉, Fig. 2와 같이 낙찰률을 손해액 산정의 요소로 추가하고 이를 고려한 산정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Fig. 2.

Damages Calculation Parameters

4.1.3 손해액 산정방법 분류

손해액 산정방법은 가격예측법, 표준시장비교방법, 전후비교방법, 이중차분법 및 비용기반분석 등 5 방법으로 분류하고, 1단계에서 가격, 비용, 비율의 기준요소 중 선택한 요소를 기준으로 손해액 산정이 가능한 산정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분류하면 다음 Fig. 3과 같다.

Fig. 3.

The Applied Calculation Method for Each Parameter

4.1.4 적용 분석 기법

손해액 산정에 있어서 적용할 수 있는 기법은 선택한 산정방법에 따라 다양할 수 있고 해당 담합 사건의 특징, 접근 가능한 자료의 형태 및 범위 등에 따라 단일 또는 복수의 기법을 선택하여 적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회귀분석, 상관관계분석, 평균분석, 횡단면분석, 시계열분석 등이 사용될 수 있다.

4.1.5 산정방법 분류 체계의 개선안

아래 제시하는 산정방법 분류체계 개선안은 기준요소로 비율을 추가하고 산정방법과 적용기법을 구분하여 분류한 것이다. 이는 가상경쟁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첫째, 어느 기준요소를 사용할 것인지를 판단한 뒤, 둘째, 해당 가능한 산정방법을 선택하고, 셋째, 산정방법에 적절한 분석기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분류체계는 기존 산정방법의 분류체계의 혼선을 개선하고 산정방법의 적용 범위를 넓혀 건설공사 입찰담합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각 단계별로 어떠한 요소와 방법, 기법 등을 순서에 따라 적용할지 흐름을 알 수 있는 개선된 분류체계를 제시하면 Fig. 4와 같다.

Fig. 4.

Development of Classification System for Damage Estimation

4.2 손해액 결정 표준 절차

손해액의 결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필요한 각 단계에 대한 표준절차를 제시하고자 한다. 표준절차에 구성되는 단계는 선행 단계가 이행되고 난 뒤 선행 단계에서 검토·도출된 결과에 기초하여 이행되어야 하며, 이는 선행 절차를 누락한 채 후속 단계가 진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및 기회손실(앞 3.3항 판례에서 본) 등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제시하고자 하는 표준절차는 총 6단계로 구성되며, 흐름도로 나타내면 Fig. 5와 같다.

Fig. 5.

The Flowchart of the Standard Procedure Steps for Deciding Damages

4.2.1 1단계 : 소멸시효 완성 여부 검토

건설공사 입찰에서 담합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장기간이 경과한 뒤 담합사실이 드러나게 되므로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를 검토하여 손해배상 청구가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더 이상의 다툼이 필요하지 않게 되므로, 관련 법령의 규정에 따른 소멸시효 완성 여부의 검토는 필수적인 단계에 해당한다.

4.2.2 2단계 : 손해액 관련 증거의 존부 검토

앞 단계에서 손해배상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경우에 손해액 관련 증거의 존부를 검토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건설공사의 입찰 담합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이익 증액분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협의한 경우로서 제시된 경쟁 가격이 증거로 볼 수 있는 자료로 남아 있는 경우 확인된 증액 분은 바로 손해액으로 고려될 수 있다.

4.2.3 3단계 : 손해액 산정 기준요소의 선정

2단계에서 손해액 관련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담합이 발생한 사건의 특성을 고려하여 가격, 비용, 비율 등의 3 요소 중 어느 요소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건설공사 입찰담합의 경우 앞의 분류체계 개선에서 제시한 요소 중 가격 요소는 그 적용이 가능하지 않고 비용과 비율 요소를 손해액 산정의 기준 요소로 선정할 수 있다.

4.2.4 4단계 : 손해액 산정방법의 선택

손해액 산정방법 선택은 앞 단계에서 선정된 기준요소가 어떤 것인지 및 산정에 필요한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의 획득 가능 범위 등을 고려하여 적용이 가능한 산정방법을 선택하여 결정하는 단계이다.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 손해액 산정방법에 대한 선택과 판단이 이루어진다면 손해액은 쉽게 결정될 수 있는 점에서 본 손해액 산정방법의 선택은 사건 해결의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

4.2.5 5단계 : 분석 기법의 선택

손해액은 담합 낙찰금액에서 가상경쟁가격을 공제하여 산정하게 되는데 가상경쟁가격은 추정치에 해당하고 추정치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는 담합 손해액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조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기법을 선택하여 적용하는 중요성과 필요성이 요구된다.

4.2.6 6단계 : 손해액 산정

5단계에서 선택한 가상경쟁가격 분석기법을 적용하여 가상경쟁가격을 도출한다. 이 때 분석에 사용되는 자료는 객관성 확보를 기본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은 입찰담합으로 결정된 투찰금액(이후 계약금액으로 결정된)에서 위 가상경쟁가격을 공제하여 산정한 금액에 해당한다.

Damages = The bid amount decided with bid rigging – Virtual competition price

5. 결 론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에 대한 이론, 선행 연구 및 법원의 판결 사례 등을 검토한 결과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가상 경쟁가격을 추정하는 산정방법에 대한 분류체계가 미비하고 손해액을 결정하는 과정에 필요한 단계의 누락 등 절차 적용이 취약한 점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연구의 결과로 첫째, 입찰담합으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방법에 대하여 개선된 분류체계를 제시하였으며, 손해액 산정의 가격 및 비용 등의 기준요소 이외에 비율(ratio)요소를 추가하여 건설공사 입찰담합의 경우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둘째, 입찰담합을 이유로 하여 손해배상이 청구된 경우 그 손해액의 결정에 필요한 과정을 여섯 단계로 구성한 표준절차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산정방법 분류체계 및 손해액 결정 표준절차를 통하여 손해액 결정 과정에서 당사자 일방에게 부당한 손해액의 부담이 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분쟁을 조기에 해결하도록 하여 절차 누락 등으로 인한 기회손실 등을 방지하는데 기초가 되고자 한다.

본 연구에 이어, 건설공사의 다양한 발주 유형에 따른 입찰담합 사건에 실질적인 적용이 가능한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 모델을 제시하는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