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한국 사회는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와 함께 전력 소비 패턴의 구조적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표 1을 보면 총인구는 감소 추세이나, 1인 가구 중심의 가구 분화로 인해 전체 가구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2052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41.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1].
이러한 가구 분화의 파급효과는 실제 전력소비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표 2의 계약종별별 전력소비 현황을 보면, 2024년 기준 일반용(3%)이나 산업용(-1%) 전력에 비해 주택용 전력은 6%의 뚜렷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2]. 인구 감소는 에너지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일반적 통념과 달리, 가구 수의 증가가 이를 상쇄하며 전체 주택용 전력 소비가 오히려 증가하는
인구와 전력수요 간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표 1 2022∼2052 인구 및 가구 추계 현황
Table 1. 2022∼2052 Population and Household Projections
구분
(만명)
|
2022년
|
2025년
|
2030년
|
2035년
|
2040년
|
2045년
|
2052년
|
22년 대비 52년
|
|
증감
|
증감률
(%)
|
|
총인구
|
5,167
|
5,168
|
5,131
|
5,082
|
5,006
|
4,884
|
4,627
|
-541
|
-10.5
|
|
가구수
|
2,166
|
2,281
|
(2032년)
2,365
|
(2042년)
2,437
|
2,328
|
162
|
7.8
|
|
1인가구
|
739
|
855
|
927
|
994
|
962
|
223
|
30.2
|
1인 가구
점유율
(%)
|
34.1
|
37.5
|
39.2
|
40.8
|
41.3
|
표 2 계약종별별 전력소비 현황
Table 2. Electricity Consumption by Contract Type
|
구분
|
주택용
|
일반용
|
산업용
|
교육용
|
농사용
|
가로등
|
심야
|
계
|
|
2022
|
판매량
|
80,996
|
127,193
|
296,036
|
9,074
|
21,420
|
3,424
|
9,790
|
547,933
|
|
증가율
|
1%
|
6%
|
2%
|
8%
|
4%
|
-1%
|
-4%
|
3%
|
|
2023
|
판매량
|
82,348
|
130,844
|
290,555
|
9,232
|
20,763
|
3,399
|
8,825
|
545,966
|
|
증가율
|
2%
|
3%
|
-2%
|
2%
|
-3%
|
-1%
|
-10%
|
0%
|
|
2024
|
판매량
|
86,989
|
134,807
|
286,212
|
9,433
|
21,088
|
3,402
|
7,890
|
549,821
|
|
증가율
|
6%
|
3%
|
-1%
|
2%
|
2%
|
0%
|
-11%
|
1%
|
|
평균
|
3%
|
4%
|
-1%
|
4%
|
1%
|
-1%
|
-9%
|
1%
|
이러한 전력 수요의 증가는 1인 가구의 소비 특성에서 기인한다.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와 달리 가전기기 공유를 통한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를 누릴 수 없어, 가구원 1인당 전력 소비 효율이 현저히 낮은 특성을 보인다. 냉장고, 조명 등 필수 가전이 차지하는 기저 부하(Base
Load) 비중이 높아 소비 조정의 유연성이 떨어지며, 이는 전력 피크 시 가격 신호에 반응하여 부하를 감축해야 하는 수요반응(Demand Response,
DR) 유연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특징을 갖는다.
그러나 표 3과 같이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 체계는 이러한 가구 구조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3]. 한국의 전기요금은 전력공급에 소요되는 취득원가 기준에 의한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함을 원칙으로 하나, 계약종별별로 산업보호, 에너지
복지 등 다양한 정책적 목적이 반영되어 설계되어 있으며, 주택용 전력의 경우에도 저소득층 보호와 에너지 절약 유도를 위해 사용량 증가에 따라 단가가
상승하는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과거 대가족 중심의 가구 구조하에서는 이러한 체계가 총량 관리 측면에서 유효했으나, 1인 가구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현시점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1인 가구는 1인당 소비 효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총사용량이 적다는 특성상 누진제의 하위 구간에 머문다. 이는 1인 가구에 소비 효율화
동기를 부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합리적 배분과 국가 목표인 탄소 중립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구별 전력 소비 특성의 이질성을
반영하고, 실질적인 수요관리 효과를 거두기 위해 1인 가구 시대를 고려한 요금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
표 3 한전 주택용 전기요금
Table 3. KEOCO’s Residential Electricity Tariffs
기본요금(원/호)
괄호는 여름철 한시 적용
|
전력량요금(원/kWh)
괄호는 여름철 한시 적용
|
200kWh이하사용
(300kWh이하사용)
|
910
|
처음 200kWh
(처음 300kWh)
|
120.0
|
201∼400kWh 사용
(301∼450kWh 사용)
|
1,600
|
다음 200kWh 까지
(다음 150kWh 까지)
|
214.6
|
400kWh 초과 사용
(450kWh 초과 사용)
|
7,300
|
400kWh초과
(450kWh 초과)
|
307.3
|
슈퍼유저요금 : 동·하계 1,000kWh 초과 전력량 요금은 736.2원/kWh 적용
기존의 전력수요 관련 선행연구들은 주로 소득 수준이나 기온(CDD, HDD) 변화가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거나, 전체 가구를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가정하여 평균적인 가격탄력성을 추정하는 데 그쳤다. 또한, 방법론적으로도 누진요금제 하에서 발생하는 가격 변수의 내생성(Endogeneity)
문제를 엄밀하게 통제하지 못하여 탄력성 추정의 편의(Bias)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가구 형태가 세분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간의 구조적 탄력성 차이를 규명하지 못한다면 향후 요금제 개편이나 수요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가계동향조사 미시 데이터(Micro-data)와 한국전력공사의 요금표(Tariff Schedule)를
결합하여 가구 형태별 전력수요함수를 추정하고자 한다. 특히 Taylor(1975)와 Nordin(1976)이 제시한 이론적 모형을 바탕으로 한계가격(Marginal
Price)과 차액변수(Difference Variable)를 도입하고, 2단계 최소자승법(Two-Stage Least Squares, 2SLS)을
적용하여 가격의 내생성을 통제한다[4], [5]. 이를 통해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간의 가격탄력성의 이질성(Heterogeneity)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력수요관리 효율화를
위한 요금 체계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2.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분석
2.1 주택용 전력수요의 특성과 가격변수 설정
전력은 일반적인 재화와 달리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가격을 인지하기 어렵고, 사후적으로 청구서를 통해 비용을 확인하는 특성을 갖는다. 특히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단가가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누진요금제(Increasing Block Tariff, IBT)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비선형(Non-linear) 가격 구조 하에서는 전통적인 수요함수 추정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심각한 계량경제학적 편의(Bias)가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주택용 전력수요 함수의 특징을 반영하여 Taylor-Nordin의 모델을 기초로 추정을 시도하고, 여기에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여부를 추가로 변수에 반영하여 연구의 목적인 가구별 이질성을 식별하였다.
가. 가격변수의 내생성(Endogeneity) 문제
일반적으로 전기요금의 결정구조는 정부와 규제기관에 의해 외생적으로 주어지지만, 누진제 요금은 그 특성상 소비자가 전력을 더 많이 소비할수록 더 높은
요금 구간(Block)에 진입하게 되어 소비자가 직면하는 한계가격(Marginal Price)이 상승한다. 즉, 가격이 수요를 결정하는 동시에 수요가
가격을 결정하는 역인과관계(Reverse Causality)가 형성된다. Taylor(1975)는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총지출액을 소비량으로 나눈
평균가격(Average Price)을 설명변수로 사용할 경우, 수요함수의 기울기가 과대 또는 과소 추정되는 연립방정식 편의(Simultaneity
Bias)가 발생함을 이론적으로 증명하였다.
나. Taylor-Nordin의 이론적 모형
Taylor(1975)의 지적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계량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Nordin(1976)은 Taylor의 논의를 확장하여, 소비자의 의사결정은
마지막 단위의 소비에 적용되는 한계가격(Marginal Price, MP)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동시에 그는 누진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 효과(Income Effect)를 통제하기 위해 차액변수(Difference Variable, D)의 도입을 제안하였다. 차액변수 D는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요금과, 전체 소비량을 한계가격으로 구매했을 때의 가상 요금 간의 차이로 정의된다. 한국과 같은 체증형 누진제에서 차액변수는 실질 소득을
증가시키는 효과(암묵적 보조금)를 가지므로, 이를 가처분 소득에서 차감하거나 별도의 변수로 모형에 포함하여야 순수한 가격 효과를 식별할 수 있다.
이러한 Taylor-Nordin 모형은 누진요금제 구조에서 가격변수의 내생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초로 방법론적 틀을 제시한 것으로서, 이후 관련
연구의 시금석이 되었다.
해당 연구에서는 가구 특성에 따른 탄력성의 이질성은 직접적인 분석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Nordin(1976)이 도입한 차액변수(D)는 소비자가
위치한 누진 구간과 실질소득 간의 관계를 포착하는 변수로서, 누진 1단계에 집중된 1인 가구의 구조적 특성이 가격 반응도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하는
데 이론적 적합성을 갖는다. 즉, 1인 가구는 낮은 소비량으로 인해 차액변수(D)의 절대값이 작고, 이는 누진제의 소득효과도 작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가격 신호 체감이 약화되는 구조적 메커니즘을 형성한다. 본 연구는 이 틀 위에 가구형태 더미와 교차항을 추가함으로써 Taylor-Nordin
모형을 1인 가구 분석에 적합하게 확장하였다.
2.2 선행연구 검토 및 본 연구의 차별성
국내외 전력수요 연구는 적절한 가격 변수 선정과 내생성 통제 기법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초기 연구인 유병철(1996)과 임예슬 등(2013)은
데이터의 제약으로 평균가격을 주로 사용하였으나 탄력성 추정치의 불안정성이 지적되었고[6], [7], 노승철·이희연(2013)은 가구 특성이 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일반적 요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였다[8].
이후 연구들은 방법론적 고도화를 통해 내생성 해결을 시도하였다. 조성진·박광수(2015)는 한계가격을 도입하고 도구변수(IV)를 활용하여 전력수요가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임을 실증하였으며[9], 권오상 등(2014)은 이산-연속 선택 모형(Discrete-Continuous Choice Model)을 적용하여 누진 구간 선택과 소비 결정
과정을 구조적으로 분석하였다[10]. 또한 조하현·김건우(2015)는 누진요금제 하에서의 가격 체계별 탄력성 차이를 비교 분석하였다[11].
분석 대상을 세분화하여 탄력성의 이질성을 탐구한 연구들도 존재한다. 신동현·연지윤(2015)은 소득 계층에 따른 탄력성 차이를[12], 신동현·박호정(2018)은 인구 고령화가 전력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인구 구조 변화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13]. 가구 유형과 관련하여 홍종호·김수이(2018)는 가구원 수에 따른 소비 지출 행태를 분석하였고[14], 김민경 등(2020)은 1인 가구의 에너지 소비 특성을 정책적 관점에서 다루었다[15].
해외에서는 Taylor-Nordin 모형 이후 한계가격 기반 2SLS 방법론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Reiss & White (2005)는 비선형
요금 구조에서 가구별 가격 민감도의 이질성과 가전기기별 소비 집계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수요 모형을 개발하여, 필수 가전만을 보유한 소규모 가구일수록
요금 인상에 대한 수요 반응이 현저히 낮게 나타남을 실증하였다[16]. Fell et al.(2014)는 소비자가 한계가격보다 평균가격에 반응한다는 실증적 증거에 기초하여 공개된 가계 지출 데이터와 GMM을 결합한
새로운 주택용 전력수요 추정 방법론을 제시하고, 가격탄력성을 약 –0.50으로 추정하였다[17].
Miller & Alberini(2016)는 미국 자료를 활용하여 집계 수준, 도구변수 사용 여부, 패널 고정효과 등 방법론적 차이가 탄력성 추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가격 내생성 통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였다[18]. Chindakar & Goyal(2019)은 인도의 가구 수준 자료를 활용하여 전력 소비 수준에 따른 탄력성의 이질성을 실증하였으며, 저소비 구간
가구일수록 가격 반응이 낮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19].
이러한 해외의 축적된 연구와는 달리, 기존 국내 연구들은 1인 가구의 구조적 특성과 누진제 하에서의 가격탄력성을 직접적으로 연계하여 실증한 시도는
미흡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2SLS 방법론을 준용하되, 교차항 모형을 통해 가구 형태별 탄력성 차이를 직접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2.3 가구 형태별 전력소비 구조 분석
본격적인 모형 추정에 앞서,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재구성하여 가구 형태별 전력 소비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는 1인 가구의
낮은 탄력성을 설명하는 구조적 기제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가. 소비의 규모의 비경제(Diseconomies of Scale)
가구원 수별 전력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는 명확한 '소비 비효율성'을 보였다. 표 4에 따르면, 4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전력소비량은 386.7kWh로 1인 가구(194.3kWh)의 약 2배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가구원 1인당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상황은 역전된다. 1인 가구의 1인당 소비량은 194.3kWh인 반면, 4인 이상 가구는 92.4kWh에 불과하다. 즉, 1인 가구는 다인
가구 대비 인당 약 2.1배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이는 냉장고, 세탁기, 조명 등 가구원 수와 무관하게 가동되어야 하는 필수 가전의 기초 부하(Base
Load)가 존재하기 때문이며, 1인 가구는 이러한 고정 비용을 분담할 수 없어 구조적으로 전력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표 4 가구 형태별 전력소비량 및 효율성 비교(2019∼2024평균)
Table 4. Comparison of Electricity Consumption and Efficiency by Household Type(2019∼2024
Average)
|
가구 그룹
|
가구당 평균사용량
|
1인당 평균사용량
|
|
1인 가구
|
194.3
|
194.3
|
|
2인 가구
|
302.3
|
151.2
|
|
3인 가구
|
345.9
|
115.3
|
|
4인 이상
|
386.7
|
92.4
|
(단위: kWh/월)
나. 누진 구간 분포와 가격 신호의 왜곡
소비자가 직면하는 한계가격을 결정하는 누진 구간 분포에서도 1인 가구는 뚜렷한 편중성을 보인다. 표 5를 보면 1인 가구의 약 60%는 요금 단가가 가장 낮은 누진 1단계(200kWh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4인 이상 가구의 1단계 점유율은
약4%에 불과하며, 대다수(96%)가 2단계 이상의 높은 단가를 적용받는다. 이는 전력수요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1인 가구는 높은
1인당 소비량(비효율)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는 가장 저렴한 요금(1단계)을 적용받고 있어 '가격 신호의 왜곡(Distortion)'이 발생하고
있다.
표 5 주택용 요금구간별 전력사용 점유율(2019∼2024평균)
Table 5. Distribution of Residential Electricity Usage by Tariff Tier(2019∼2024 Average)
|
사용량구간
|
1인 가구
점유율(%)
|
다인 가구 점유율(%)
|
|
평균
|
2인
|
3인
|
4인
|
|
200kWh 이하
|
59.9
|
11.5
|
18.8
|
9.2
|
3.9
|
200kWh 초과
400kWh 이하
|
36.0
|
61.5
|
64.0
|
62.7
|
58.1
|
|
400kWh 초과
|
4.1
|
27.0
|
17.2
|
28.1
|
38.0
|
3. 전력수요함수 추정 및 가격탄력성 분석
본 장에서는 우리나라 주택용 전력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가구형태별로 추정하고, 특히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간의 가격반응 차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주택용 전력수요함수 추정이 다른 계약종별 수요함수를 추정하는 방법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전력가격이 일정하게 주어지지 않고 사용량에 따라 누진되는
구조를 가진 누진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구조는 수요함수 추정에 큰 애로를 유발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사용량 요금단가가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높아지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용량과 평균요금단가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구조를 띠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삶에서 주택용 전력은 대체하기 어려운 형태의 에너지원이어서 가격에 대한 수요탄력성이 다른 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그러므로 이런
가격신호에 따른 수요량의 변화는 매우 작은 반면 요금체계가 가진 누진성의 데이터구조는 매우 강력하여, 수요함수 추정시 양의 가격탄력성으로 귀결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전력수요함수의 추정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방법론적 쟁점은 누진요금제(increasing block tariff)
하에서 어떠한 가격변수를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본 연구는 Taylor(1975)와 Nordin(1976)이 제시한 방법론을 한국의 주택용 전력시장에
적용하여, 한계가격(marginal price)과 차액변수(difference variable)를 활용한 2단계 최소자승법(Two-Stage Least
Squares, 2SLS) 추정을 수행한다.
주택용 전력은 다른 재화와 달리 단일 가격이 아닌 누진제 요금표에 따라 거래되므로, 소비자가 직면하는 예산제약이 비선형적 형태를 띠게 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전통적인 수요분석 방법론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우며, 가격변수의 선택과 내생성 문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Taylor(1975)는
이 문제에 대해 한계가격과 평균가격을 함께 수요함수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하였고, Nordin(1976)은 이를 더욱 정교화하여 누진요금제의 성격이
사용량에 따라 소비자의 실질소득 변화를 준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는 차액변수를 사용함으로써 누진제가 가지는 추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본 분석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한국 주택용 전력시장에서 가격탄력성의 크기를 정확히 추정하는 것이다. 둘째,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간의
가격탄력성 차이를 검증하여, 가구형태에 따른 차별적 가격정책의 필요성을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것이다. 셋째, 소득탄력성 및 기타 요인들의 영향을 함께
분석하여 전력수요의 종합적인 결정요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3.1 누진요금제와 가격변수의 선택
누진요금제 하에서 소비자의 전력수요를 분석할 때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어떤 가격변수를 사용해야 하는가이다. 전통적인 수요분석에서는 재화의 가격이
시장에서 단일하게 결정되어 소비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러나 주택용 전력의 경우 소비자는 단일 가격이 아닌 사용량 구간별로 상이한 단가가
적용되는 요금표(tariff schedule)에 직면하게 된다.
Taylor(1975)는 누진요금제의 존재가 수요함수 추정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그는 소비자가 직면하는 예산제약이 비선형이 되며,
이로 인해 전통적인 미분법에 기초한 효용극대화 조건의 도출이 불가능해짐을 지적하였다. 또한 사후적으로 계산된 평균가격(ex-post average
price)을 가격변수로 사용할 경우, 사용량에 따라 단위당 요금이 달라지는 누진제(block rate pricing) 구조 하에서 평균가격을 설명변수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내생성(endogeneity) 문제를 야기한다고 비판하였다. 누진 요금제에서는 소비자가 전력을 더 많이 소비할수록 높은 요금
구간에 진입하게 되어 평균단가가 상승하거나(체증), 혹은 하락하는(체감) 구조를 가진다. 즉, 가격이 수요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량(Q)이 사후적으로
평균가격(AP)을 결정하는 역인과관계가 성립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연립방정식 편의(simultaneous equations bias)를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aylor(1975)는 한계가격과 한계구간 이전의 평균가격(또는 지출액)을 모두 수요함수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하였다.
그의 논지는 다음과 같다. 한계가격(marginal price)만을 사용하면 소비자가 특정 소비구간에 머물러 있을 때의 한계적 의사결정은 설명할 수
있으나, 왜 그 구간에 위치하게 되었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전 구간의 가격정보가 변하면 한계가격은 그대로이더라도 소비자의 실질소득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Taylor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In view of the foregoing, a simple, but yet substantially correct, procedure is to
include both a marginal and an average price as predictors in the demand function...
The marginal price should refer to the last block consumed in, while the average price
should refer to the average price per kWh of the electricity consumed up to, but not
including, the final block." (Taylor, 1975, p.79-80)
3.2 Nordin(1976)의 차액변수 모형
Nordin(1976)은 이러한 Taylor(1975)의 제안을 더욱 정교화하였다. 그는 한계구간 이전의 평균가격이나 지출액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동일한 한계가격과 동일한 이전구간 지출액을 가진 두 상황에서도 실제로 소비자에게 귀속되는 소득효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Nordin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액변수(difference variable)의 사용을 제안하였다.
차액변수 D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소비자가 전체 사용량을 한계가격으로 구매했을 때의 가상적 청구액과 실제 청구액의 차이이다.
3단계 누진요금제 하에서 소비자가 지불하는 실제 총 전력요금(R)은 다음과 같이 각 구간별 사용량을 합산하여 계산된다.
여기서 Q는 총 사용량, P_(1,2,3)은 각 단계의 단가, k_(1,2)는 누진 구간의 기준 사용량이다. Nordin(1976)이 제시한 차액변수(D)는
이 실제 요금에서 모든 사용량을 마지막 한계가격(P3)으로 적용했을 때의 가상 요금을 뺀 값으로 정의했다.
여기서 P3은 한계가격, 즉 MP, Q는 총 전력사용량, Actual Bill은 누진요금표에 따라 계산된 실제 청구액이다.
위의 식을 대입하여 전개하면, 복잡한 사용량 변수(Q)는 모두 소거되고 다음과 같이 요금 구조에 따른 상수값만 남게 된다.
이 수식은 낮은 요금이 적용되는 1, 2 구간(P₁, P₂)과 한계가격(P₃) 간의 단가 차이가 소비자에게는 마치 소득 보조금과 같은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D값을 가처분 소득에서 차감한 조정소득을 사용하여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
누진제 하에서 이 차액변수는 음의 값을 가지며, 이는 소비자가 누진제로 인해 누리는 가상적 소득증대 효과를 나타낸다. Nordin은 이 차액변수의
계수가 소득변수의 계수와 크기는 같고 부호는 반대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차액변수가 본질적으로 가상적 소득(virtual income)의 변화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도출한 차액변수(D)는 소비자가 누진제 하에서 얻는 일종의 소득 효과를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를 가구 소득(Y)에서 차감하여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조정 소득(Yadj)으로 새롭게 정의한다.
최종적으로 Nordin의 제안을 반영한 수요함수 모형은 다음과 같이 설정된다.
여기서 Q는 전력소비량, MP는 한계가격(마지막 구간의 단가), Y는 가구소득, D는 차액변수, ε는 오차항이다. 이 모형에서 (Y - D)는 누진제의
효과를 반영한 실질적 가처분소득을 의미한다.
3.3 내생성 문제와 도구변수 추정
누진요금제 하에서 한계가격은 내생변수이다. 소비자의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면 더 높은 누진단계로 이동하게 되어 한계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로 사용량이 감소하면
한계가격이 하락한다. 이처럼 한계가격과 소비량 사이에는 양방향 인과관계가 존재하므로, 통상최소자승법(OLS)으로 추정할 경우 추정치가 편의(bias)를
갖게 된다.
이 내생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는 도구변수(instrumental variables)를 활용한 2단계 최소자승법(2SLS)을 적용한다. 도구변수는
내생변수인 한계가격과는 상관관계가 있으나, 오차항과는 상관관계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각 시점의 누진요금표 상의 누진단계별
요금단가 (P₁, P₂, P₃, P₄)와 구간경계 사용량(K₁, K₂, K₃)을 도구변수로 사용하였다.
요금표 변수를 도구변수로 사용하는 것의 타당성은 다음과 같이 정당화될 수 있다. 첫째, 요금표의 단가와 구간은 규제기관에 의해 외생적으로 결정되며,
개별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둘째, 요금표 변수들은 소비자가 직면하는 한계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므로, 내생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Taylor(1975) 역시 이와 관련해 "Since, in the short run anyway, the tariff schedule is
independent of demand, problems of simultaneity and identification are thereby eliminated"라고
언급한 바 있다.
2SLS 추정의 1단계에서는 내생변수인 한계가격과 차액변수를 도구변수와 외생변수에 회귀하여 적합시킨 값(fitted values)을 구한다. 2단계에서는
이 적합값을 사용하여 수요함수를 추정한다. 구체적인 추정모형은 다음과 같다.
[ Step1 ]
[ Step2 ]
여기서 Qᵢ는 가구 i의 월평균 전력사용량, MPᵢ는 한계가격, Dᵢ는 차액변수, Yᵢ는 가처분소득, Xᵢ는 통제변수들의 집합 벡터(난방도일, 냉방도일,
가구원수, 주거면적 등)이다. 1단계 회귀모형에서 Zᵢ는 도구변수로서 누진단계별 요금단가(P1, P2, P3, P4)와 구간경계 사용량(K1, K2,
K3)이다. 종속변수와 주요 설명변수에 자연로그를 취함으로써 계수를 탄력성으로 직접 해석할 수 있다.
3.4 가구형태별 가격탄력성 분석을 위한 모형 확장
본 연구의 핵심 관심사인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간의 가격탄력성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수요함수 추정 모형을 설계하였다. 본 연구는 1인
가구의 증가가 주택용 전력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에 있어, 단순히 가구 형태에 따른 소비량의 절대적 차이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가격 변화에 대응하는
소비 행태(behavior)의 구조적 차이를 규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의 수요함수 모형에는 일반적인 가구 특성 변수 외에 가격
변수(ln MP)와 1인 가구 더미변수(Single)를 결합한 교차항(Interaction Term, ln MP×Single)을 추가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러한 모형 설정의 계량경제학적 및 경제학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계량경제학적 측면에서 교차항의 도입은 수요곡선의 기울기(slope), 즉 가격탄력성의 집단 간 이질성을 검정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이다. 만약
모형에 1인 가구 더미변수만을 단독으로 포함한다면, 이는 1인 가구와 다인 가구 간의 전력 소비량 수준(level)의 차이, 즉 수요곡선의 절편(intercept)
이동만을 설명하게 된다. 이 경우, 1인 가구가 전기를 덜 소비한다는 사실은 포착할 수 있으나, "요금 인상 시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혹은 둔감하게 반응하는가?"라는 탄력성의 차이는 식별할 수 없다. 본 연구는 교차항을 통해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을 별도로 추정함으로써,
가구 형태에 따라 가격 민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을 통계적으로 검증하고자 하였다.
둘째, 경제학적 관점에서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와 질적으로 다른 소비 구조를 가질 것으로 판단된다. 가구 내 전력 소비는 냉장고, 세탁기, 조명 등
가구원 수와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사용되는 필수 가전의 비중이 상당하다. 다인 가구의 경우 가구원 수가 늘어나도 이러한 기초 가전의 공유를 통해 '소비의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를 실현할 수 있는 반면, 1인 가구는 이러한 효율성을 누리기 어렵다. 즉, 1인 가구의 전력 소비는
생존을 위한 필수재적 성격이 강하여, 요금 변화에 따라 소비를 조절할 수 있는 재량적 여지(discretionary room)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러한 '구조적 경직성(structural rigidity)'은 가격탄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교차항은 이러한 경제적 특성을 모형 내에 반영하기
위한 변수이다.
셋째,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기 위함이다. 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 교차항의 계수가 양(+)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 절대값이 다인
가구보다 작다는 것, 즉 가격 변화에 대해 비탄력적(inelastic)임을 의미한다. 이는 일률적인 가격 정책이 1인 가구에게는 수요 조절 효과보다
경제적 후생 감소 효과가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교차항을 통한 집단별 탄력성의 분리 추정은 향후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정교한 에너지
수요 관리 정책 수립의 실증적 토대가 된다.
최종 추정모형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Singleᵢ는 1인 가구 여부를 나타내는 더미변수(1인 가구=1, 다인 가구=0)이고, INC_DDᵢ는 차액변수를 반영한 조정소득(가처분소득
– D)이다. 이 모형에서 β₁은 다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을, (β₁ + β₃)는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을 나타낸다. β₃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면 두
집단 간 가격탄력성에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3.5 분석 자료
가. 자료의 출처 및 구성
본 연구의 분석에는 국가데이터처의 마이크로데이터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가계동향조사 분기자료(신항목분류)를 활용하였다. 분석 기간은 2019년 1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 총 6년간의 자료이며, 전체 가구(1인 이상)를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가계동향조사는 전국 약 8,000가구를 대상으로 소득,
지출, 가구특성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국가승인통계로서, 본 연구의 분석에 필요한 월별 전기요금 지출액, 가처분소득, 가구원수, 주거면적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자료기간을 2019년 이후로 특정한 이유는,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의 방식이 변경되어 2019년 이전과 이후의 자료를 결합하여
사용하지 말 것을 국가데이터처가 권고하였기 때문이다.
원시 자료에 대해 다음과 같은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수행하였다. 첫째, 월평균 전기요금이 1,000원 미만인 관측치를 제외하였다. 이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요금 지출이 측정오차나 특수한 상황(장기 부재 등)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가처분소득이 0원 이하인 관측치를 제외하였다. 소득이
음수이거나 0인 경우 로그 변환이 불가능하며, 이러한 관측치는 일시적인 소득 충격이나 자료 오류를 반영할 수 있다. 셋째, 전기요금 청구액으로 추정한
월평균 전력사용량이 10kWh 미만인 관측치를 제외하였다. 극단적으로 낮은 사용량은 측정오차의 가능성이 높으며, 정상적인 가구의 전력소비 패턴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 변수의 정의 및 산출
본 연구에서 사용된 주요 변수들의 정의와 산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종속변수인 전력사용량(Q)은 가계동향조사에서 직접 제공되지 않으므로, 월평균 전기요금으로부터 역산하였다. 구체적으로, 가계동향조사의 거처구분 정보를
활용하여 아파트 거주 가구에는 고압 요금표를, 기타 주거형태에는 저압 요금표를 적용하였다. 요금산정 주기는 매월이나 자료가 분기데이터이므로 사용량
역산을 위해서는, 분기별로 해당 분기의 대표월(1분기=2월, 2분기=5월, 3분기=8월, 4분기=11월)의 요금표를 적용하여 전력사용량을 추정하였다.
한계가격(MP)은 추정된 전력사용량을 기준으로 소비자가 위치한 누진단계의 전력량요금 단가로 정의하였다. 분석기간인 2019년∼2024년 동안 한국의
주택용 전력요금은 3단계 또는 4단계(슈퍼유저 추가) 누진제로 운영되었으며, 각 구간별 단가가 상이하다. 소비자의 월평균 사용량에 따라 최종적으로
적용되는 누진단계의 단가를 한계가격으로 사용하였다.
차액변수를 반영한 조정소득(INC_DD)은 Nordin(1976)의 제안에 따라 산출하였다. 먼저 소비자의 실제 전기요금 청구액과 전체 사용량에 한계가격을
곱한 가상적 청구액의 차이를 계산하고, 이를 월 단위 가처분소득에서 차감하였다. 이 조정소득은 누진요금제의 소득효과를 반영한 실질적 가처분소득을 나타낸다.
냉난방 전력수요의 변화를 식별하기 위해 적용하는 날씨변수로는 난방도일(HDD)과 냉방도일(CDD)을 사용하였다. 난방도일은 기준온도 18도와 일평균기온의
차이를 양의 값일 때만 누적한 분기합이며, 냉방도일은 일평균기온과 기준온도 24도의 차이를 양의 값일 때만 누적한 분기합이다. 이 변수들은 계절적
기온 변화에 따른 전력수요의 변동을 통제하기 위해 포함하였다.
가구특성 변수로는 가구원수(member), 1인 가구 더미변수(single), 주거면적(area)을 포함하였다. 가구원수는 1명에서 9명까지의 범위를
가지며, 1인 가구 더미변수는 가구원수가 1명인 경우 1, 그 외의 경우 0의 값을 갖는다. 주거면적의 단위는 평방미터이며 전용면적 자료를 사용하였다.
도구변수로 사용된 요금표 변수들은 각 분기 대표월의 누진요금표에서 추출하였다. P₁, P₂, P₃, P₄는 각 누진 단계의 전력량요금 단가이며, K₁,
K₂, K₃는 각 누진단계의 구간 경계 사용량이다. 분석 기간 동안 전기요금 체계의 개편으로 인해 이들 변수에 시계열적 변동이 존재하며, 이러한 변동이
도구변수로서의 역할을 가능하게 한다.
다. 기술통계량
데이터 전처리 후 최종 분석에 사용된 표본은 총 149,730개의 관측치로 구성되었다. 주요 변수들의 기술통계량은 표 6과 같다. 전력사용량의 평균은 294.3kWh이며 중앙값은 275.0kWh로 평균보다 낮아 우측으로 치우친 분포를 보인다. 한계가격(MP)의 평균은
163.3원/kWh이며, 평균가격(AP)의 평균은 143.8원/kWh로 한계가격이 평균가격보다 높다. 이는 누진요금제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추가적인
전력소비에 대해 평균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함을 의미한다. 가구소득의 평균은 약 364만원, 조정소득 평균은 366만원, 가구원수의 평균은 2.25명,
1인 가구의 비율은 전체 표본의 약 29.4%를 차지한다. 주거면적의 평균은 71.52m²이다. 난방도일과 냉방도일은 계절에 따른 편차가 크다. 난방도일의
중앙값은 736.3이나 3분기에는 0에 가까운 값을 보이며, 냉방도일은 대부분의 분기에서 0이나 3분기에 집중적으로 높은 값을 나타낸다. 이러한 계절적
변동은 전력수요의 계절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표 6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량
Table 6. Descriptive Statistics of Key Variables
|
변수명
|
기호
|
최솟값
|
1사 분위
|
중앙값
|
평균
|
3사 분위
|
최댓값
|
|
전력사용량
|
Q(kWh)
|
10.0
|
200.0
|
275.0
|
294.3
|
374.0
|
2114.0
|
|
한계단가
|
MP(원/kWh)
|
73.3
|
112.0
|
154.6
|
163.3
|
187.9
|
736.2
|
|
평균단가
|
AP(원/kWh)
|
24.2
|
116.1
|
141.5
|
143.8
|
164.4
|
480.5
|
|
가처분소득
|
INC(천원)
|
0.05
|
1,671.5
|
3,013.7
|
3,642.6
|
4,825.0
|
167,685
|
|
조정소득
|
INC_DD(천원)
|
0.06
|
1,687.9
|
3,036.3
|
3,664.4
|
4,852.6
|
167,732
|
|
난방도일
|
HDD
|
0.0
|
0.0
|
736.3
|
542.3
|
889.0
|
1338.4
|
|
냉방도일
|
CDD
|
0.00
|
0.00
|
0.00
|
52.3
|
114.1
|
308.7
|
|
가구원수
|
Member
|
1.00
|
1.00
|
2.00
|
2.25
|
3.00
|
9.00
|
|
1인 가구
|
Single
|
0.000
|
0.000
|
0.000
|
0.294
|
1.000
|
1.000
|
|
주거면적
|
Area(m²)
|
6.0
|
50.0
|
70.0
|
71.5
|
85.0
|
1980.0
|
3.6 추정 결과
가. 모형1: 한계가격 및 조정소득 모형
먼저 Taylor(1975)와 Nordin(1976)의 방법론을 충실히 따른 모형 1의 추정 결과를 제시한다. 이 모형은 한계가격(MP)과 차액변수를
반영한 조정소득(INC_DD)을 가격변수와 소득변수로 사용하였으며, 1인 가구 더미변수와 한계가격의 교차항을 포함하여 가구형태별 가격탄력성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추정 결과는 표 7과 같다.
표 7 모형 1 추정 결과: 한계가격 및 조정소득 모형
Table 7. Estimation Results of Model 1: Marginal Price and Adjusted Income Model
|
변수
|
추정계수
|
표준오차
|
t값
|
|
절편 (Intercept)
|
6.967
|
0.0909
|
76.603***
|
|
ln(MP)
|
-0.516
|
0.0188
|
-27.44***
|
|
1인 가구 (single)
|
-0.972
|
0.1588
|
-6.12***
|
|
ln(MP) × single
|
0.134
|
0.0332
|
4.04***
|
|
ln(INC_DD)
|
0.056
|
0.0024
|
23.63***
|
|
HDD
|
0.000163
|
0.0000042
|
39.13***
|
|
CDD
|
0.00119
|
0.0000232
|
51.28***
|
가구원수
(member)
|
0.113
|
0.0024
|
46.19***
|
|
주거면적 (area)
|
0.00552
|
0.000264
|
20.90***
|
註: *** p<0.001. 종속변수는 ln(Q). 도구변수는 ln(P1), ln(P2), ln(P3), ln(P4+1), K1, K2, K3와 1인
가구 더미변수의 교차항
한계가격과 1인 가구 더미변수의 교차항(log(MP):single) 계수는 0.134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이 결과는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이 다인
가구와 유의하게 다름을 시사한다.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은 β₁ + β₃ = -0.516 + 0.134 = -0.382로 계산된다. 즉, 1인 가구는
가격이 1% 상승할 때 전력소비량이 약 0.38% 감소하여, 다인 가구(-0.52%)보다 가격 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
조정소득의 로그값에 대한 계수(β₄)는 0.056으로 양의 값을 가지며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이는 소득탄력성이 약 0.06임을 의미하며, 소득이 1%
증가할 때 전력소비량이 약 0.06% 증가함을 나타낸다. 소득탄력성이 0과 1 사이의 작은 양수값을 갖는다는 것은 전력이 필수재(necessity)의
성격을 가짐을 시사한다. 이렇게 소득탄력성이 매우 낮은 값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가전기기 보유량 등이 고정되어 있어 소득 변화에 대한 전력소비의
반응이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후변수의 추정 결과를 보면, 난방도일(HDD)의 계수는 0.000163이고 냉방도일(CDD)의 계수는 0.00119이다. 두 계수 모두 양의 값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냉방도일의 계수가 난방도일의 계수보다 약 7.3배 크다. 이는 여름철 냉방 수요가 겨울철 난방 수요보다 전력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침을 의미한다. 한국의 경우 난방은 주로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을 이용하는 반면, 냉방은 대부분 전기 에어컨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가구원수(member)의 계수는 0.11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가구원이 1명 증가할 때 전력소비량이 약 11% 증가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주거면적(area)의
계수는 0.0055로, 주거면적이 1m² 증가할 때 전력소비량이 약 0.55% 증가한다. 이를 평(3.3m²) 단위로 환산하면, 주거면적이 1평 증가할
때 전력소비량은 약 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SLS 기법을 통한 도구변수 추정의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3가지의 진단 검정(Econometric Diagnostic Test)을 수행하였다.
먼저, 약한 도구변수 검정(Weak instruments test)에서 ln(MP)에 대한 F통계량은 1,264.5, ln(MP):single에 대한
F통계량은 1,206.5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F통계량이 10을 초과하면 도구변수가 충분히 강하다고 판단하는데, 본 연구의 도구변수들은 이 기준을
크게 상회하여 약한 도구변수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대표적인 내생성 검정 방법인 Wu-Hausman 검정 결과 통계량이 17,960.2로 매우 크게 나타나 귀무가설을 기각하였다. Wu-Hausman
검정은 IV 추정량과 OLS 추정량을 비교하여 두 추정량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존재하는지를 살펴보는 검정으로서, 귀무가설인 “두 추정량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차이가 없다”를 기각하게 되면 내생성 문제가 존재하므로 IV 모형 추정이 의미있는 추정량이 됨을 뜻한다. 즉, 전력 수요함수 추정에서 한계가격
변수가 내생적(endogenous)임을 확인시켜 주며, 따라서 OLS 대신 도구변수 추정법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셋째, Sargan 과잉식별 검정(overidentification test)의 통계량은 867.9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는 도구변수의
외생성에 대한 귀무가설이 기각됨을 의미하지만, 그 결과는 주의 깊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일차적으로는 검정 도구로서의 Sargan 통계량의 특징을
고려하여야 하고, 이차적으로는 도구변수를 모형화하는 과정에서 설명변수들이 이론적인 근거에 의해 외생성이 사전적으로 담보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통계량의 특징을 살펴보면, Bowsher(2002)가 밝힌 바대로, Sargan 검정은 표본 크기가 매우 클 경우 도구변수와 오차항 사이에
미세한 상관관계만 존재하여도 귀무가설을 기각하는 과대기각(over-rejection) 경향이 있음이 다수의 문헌에서 지적된 바 있다[20]. 본 연구의 표본 크기가 약 15만 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Sargan 검정의 기각 결과를 곧바로 도구변수의 내생성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본 연구에서 사용된 도구변수는 정부 규제기관이 설정하는 요금표의 단가(P₁∼P₄)와 구간경계 사용량(K₁∼K₃)이다. 이 변수들은 ① 공공요금
결정 과정에서 총괄원가 보상 원칙에 따라 개별 가구의 소비 행태와는 독립적으로 결정되고, ② 공시된 규제 데이터로서 측정에 오차가 없으며, ③ 시계열적
변동이 전기요금의 요율변경 시점에만 발생하여 오차항과의 상관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제한된다. 이러한 특성은 Taylor(1975)가 명시적으로 언급한
'요금표의 단기 외생성' 논거와 일치한다.
따라서 Sargan 검정의 기각이 곧 도구변수의 외생성 훼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려우며, 본 연구에서 요금표 변수를 활용하여 구성한 도구변수의
타당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표 8 모형 1의 내생성 검정 결과
Table 8. Endogeneity Test Results for Mode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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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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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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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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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량
|
p-value
|
결과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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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도구변수
(log(MP))
|
10
|
149,
711
|
1,264.5
|
<
2e-16
|
도구변수 강함
(F >> 10)
|
약한 도구변수
(log(MP)×single)
|
10
|
149,
711
|
1,206.5
|
<
2e-16
|
도구변수 강함
(F >> 10)
|
Wu-Hausman
(내생성 검정)
|
2
|
149,
719
|
17,960.2
|
<
2e-16
|
내생성 존재
(IV 사용 적절)
|
Sargan(과잉식별
검정)
|
10
|
—
|
867.9
|
<
2e-16
|
기각(대표본
과기각 가능성)
|
나. 모형2: 평균가격 및 순수 가처분소득 모형
비교 분석을 위해 평균가격(AP)과 가처분소득(INC)을 사용한 모형 2도 추정하였다. 이 모형은 Nordin(1976)의 차액변수 조정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선행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접근법이다. 마찬가지로 평균가격도 내생성의 문제가 있으므로 2SLS를 적용하였다. 추정 결과는 표 9와 같다.
표 9 모형 2 추정 결과: 평균가격 및 명목소득 모형
Table 9. Estimation Results of Model 2: Average Price and Nominal Income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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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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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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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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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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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편 (Interc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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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9
|
0.0546
|
106.51***
|
|
ln(AP)
|
-0.248
|
0.0111
|
-22.36***
|
|
1인 가구 (single)
|
-0.827
|
0.0970
|
-8.53***
|
|
ln(AP) × single
|
0.117
|
0.0203
|
5.76***
|
|
ln(INC)
|
0.041
|
0.0020
|
20.59***
|
|
HDD
|
0.000137
|
0.0000034
|
40.21***
|
|
CDD
|
0.00123
|
0.0000196
|
62.51***
|
|
가구원수 (member)
|
0.098
|
0.0019
|
52.95***
|
|
주거면적 (area)
|
0.00467
|
0.000230
|
20.29***
|
註: *** p<0.001. 종속변수는 ln(Q). 도구변수는 ln(P1), ln(P2), ln(P3), ln(P4+1), K1, K2, K3와 1인
가구 더미변수의 교차항
모형 2의 추정 결과에서 평균가격의 로그값에 대한 계수는 -0.248로, 모형 1의 한계가격 계수(-0.516)보다 절대값이 작다. 이는 평균가격을
사용할 경우 가격탄력성이 과소추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Taylor(1975)가 지적한 바와 같이, 평균가격은 한계적 의사결정을 반영하는 가격이
아니며, 소비량 변화에 따라 기계적으로 변동하는 특성이 있어 가격효과를 정확히 포착하기 어렵다.
소득탄력성은 0.041로 모형 1의 0.056보다 약간 낮게 추정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모형 1에서 차액변수를 통해 누진요금제의 소득효과를 명시적으로
통제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모형 2의 R²는 0.239로 모형 1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이는 2SLS 추정에서 R²의 해석에 주의가 필요함을
상기해야 한다. Wooldridge(2020)가 지적했듯이, 2SLS에서 R²는 OLS와 달리 적합도의 직접적인 지표가 아니며, 패널데이터 분석의
경우 음수가 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21].
다. 가구형태별 가격탄력성 비교
두 모형의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가구형태별 가격탄력성을 정리하면 표 10과 같다.
표 10 가구형태별 가격탄력성 비교
Table 10. Comparison of Price Elasticities by House- hold 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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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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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1 (한계가격)
|
모형 2 (평균가격)
|
|
다인 가구
|
-0.516
|
-0.248
|
|
1인 가구
|
-0.382
|
-0.131
|
|
차이 (1인-다인)
|
+0.134***
|
+0.117***
|
註: *** p<0.001. 1인 가구 가격탄력성 = 다인 가구 탄력성 + 교차항 계수
두 모형 모두에서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이 다인 가구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모형 1에서 다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은
-0.516인 반면,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은 -0.382로 약 26% 낮다. 모형 2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되어, 다인 가구의 가격탄력성 -0.248에
비해 1인 가구는 -0.131로 약 47% 낮은 탄력성을 보인다.
표 11은 본 장에서 산출한 탄력성을 적용하여 요금인상 시나리오에 따른 가구형태별 월평균 소비절감량과 요금증가액을 예측한 것으로, 전기요금을 일괄적으로 10%
인상하더라도, 1인 가구의 월 평균 소비 절감량은 약 7.4kWh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다인 가구의 절감 예상량(약 20kWh)의 37%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10% 인상시 다인 가구는 월 6,400원 수준의 부담 증가를 겪는 반면, 누진 1단계에 머무는 1인 가구의 추가 부담액은
월 2,300원으로 다인 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소비자가 행동을 바꿀 만한 유의미한 경제적 비용 임계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서는 먼저, 물리적 반응의 한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전기요금을 10% 인상하더라도 1인 가구의 절감량이 7.4kWh에 불과하다는 것은 1인
가구의 높은 필수 가전 비중으로 인해 줄일 수 있는 여분 소비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적 신호의 실패다. 10%라는
적지 않은 인상률에도 불구하고, 누진 1구간에 머무는 1인 가구가 체감하는 실질 추가 부담액이 월 2,300원에 불과하다면, 소비자에게 불편을 감수하고
행동을 바꿀 만한 유의미한 신호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정률 인상으로는 1인 가구의 수요 관리는 요원할 것이다.
표 11 인상 시나리오에 따른 가구형태별 월평균 소비 절감량 및 요금증가액
Table 11. Monthly Average Consumption Reduction and Bill Increase by Household Type
According to Electricity Rate Scenarios
시나리오
인상률(A)
|
구분
|
(B)
탄력성
|
(C) 예상
절감률
(A × B)
|
(D) 월예상
절감량
(평균사용량
× C)
|
인상전
요금
|
인상후
증가액
|
시나리오 1
(5% 인상)
|
다인
|
-0.516
|
-2.58%
|
-9.98kWh
|
64,000원
|
+3,200원
|
|
1인
|
-0.382
|
-1.91%
|
-3.71kWh
|
23,000원
|
+1.150원
|
시나리오 2
(10% 인상)
|
다인
|
-0.516
|
-5.16%
|
-19.95kWh
|
64,000원
|
+6,400원
|
|
1인
|
-0.382
|
-3.82%
|
-7.42kWh
|
23,000원
|
+2,300원
|
시나리오 3
(15% 인상)
|
다인
|
-0.516
|
-7.74%
|
-29.93kWh
|
64,000원
|
+9,600원
|
|
1인
|
-0.382
|
-5.73%
|
-11.13kWh
|
23,000원
|
+3,450원
|
註: 표4의 평균사용량 적용. 1인 가구는 누진 1구간, 다인 가구는 누진 2구간 단가를 적용하여 추산
3.7 추정결과의 해석 및 함의
가. 가격탄력성의 크기와 의미
본 연구에서 추정된 주택용 전력의 가격탄력성은 -0.38에서 -0.52 사이로, 전력이 비탄력적 재화임을 확인하였다. 이는 가격이 1% 상승할 때
수요량이 1%보다 작은 폭으로 감소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전력이 현대 생활에서 필수재적 성격을 가지며, 단기적으로 대체재가 제한적이라는 특성을
반영한다. 선행연구들과 비교하면, Taylor(1975)가 정리한 미국의 주택용 전력 단기 가격탄력성 추정치(-0.13 ∼ -0.22)보다는 다소
크고, 장기 탄력성 추정치(-1.02 ∼ -1.89)보다는 작은 수준이다.
본 연구의 추정치가 단기 탄력성에 가까운지 장기 탄력성에 가까운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분석 자료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본 연구는 총 24개 분기의
횡단면 자료를 이용하였으므로, 추정된 탄력성은 가전기기 보유량 등 자본스톡이 고정된 상태에서의 이용률 변화에 의한 반응, 즉 단기 탄력성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주거 형태를 변경하는 등의 조정이 이루어지면 가격탄력성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나. 1인 가구의 낮은 가격탄력성에 대한 해석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이 다인 가구보다 낮게 나타난 결과는 여러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누진요금제 하에서 1인 가구의 낮은 인지가격 형성이다.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 구간에 따라 단가가 상승하는 누진제 구조를 갖추고 있다.
1인 가구는 평균 소비량이 다인 가구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저단가 구간에 머무르게 된다. 이는 1인 가구가 직면하는 한계가격이 다인 가구에 비해 구조적으로
낮음을 의미한다. 낮은 한계가격은 곧 낮은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1인 가구는 요금 변동에 대한 체감 자체가 약화 된다. 예컨대 동일한
10% 요금 인상이 적용되더라도, 월 2만원을 지출하는 1인 가구의 추가 부담(2천원)은 월 5만원을 지출하는 다인 가구의 추가 부담(6천원)에 비해
절대액 기준으로 작다. 이러한 절대적 부담의 차이는 가격 신호에 대한 주의(attention) 수준의 차이로 귀결되며, 행동경제학에서 논의되는 '현저성(salience)'
개념과 맥락을 같이 한다. 결국 누진요금제의 구조적 특성상 1인 가구는 낮은 구간에서 형성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지가격으로 인해 요금 변화에 둔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둘째, 1인 가구는 필수 가전의 고정 부하 비중이 높아 가격 인상에 물리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 다인 가구의 경우 가구원들
간의 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전력사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반면,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줄일 여지가 낮기 때문이다.
다. 소득탄력성과 필수재적 특성
추정된 소득탄력성은 0.04에서 0.06 사이로 매우 작은 양수값을 나타냈다. 이는 전력이 정상재(normal good)이면서 동시에 필수재(necessity)의
특성을 가짐을 의미한다.
소득탄력성이 0에 가까운 작은 값을 보이는 것은 단기적으로 가전기기 보유량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소득 증가에 따라
에어컨, 건조기 등 전력 다소비 가전제품의 보유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전력소비도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 소득탄력성은 본 연구에서 추정된
단기 탄력성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3.8 소결
본 장에서는 Taylor(1975)와 Nordin(1976)이 제시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한국 주택용 전력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가구 형태별로 추정하였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이용하여 약 15만 개의 관측치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누진요금제 하에서의 내생성
문제를 도구변수 추정법으로 해결하였다.
분석 결과, 다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은 약 -0.516, 1인 가구의 가격탄력성은 약 -0.382로 추정되었다. 두 집단 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1인 가구가 다인 가구에 비해 가격 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함을 확인하였다. 소득탄력성은 약 0.06으로 추정되어 전력이 필수재적 특성을 가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전력 소비가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어려운 경직성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며,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다인 가구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낮은 탄력성을 보여 그 경직성이 더욱 심화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이 1인 가구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누진제 1단계 구간의 구조적 모순에 있음을 규명하였다.
따라서 향후 전력 수요관리 정책은 주택용 전력 시장 전반의 마비된 가격 기능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1인 가구의 특수한 소비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구조적 효율 개선 방안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