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테스트베드 구축

본 연구의 여름철 현장 실험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철근콘크리트구조의 공동주택 테스트베드에서 수행되었다. 동향에 위치해 있으며, 전용면적은 59 m²로 거실과 침실 3개로 구성되어 있다(Fig. 2). 테스트베드 평면도를 통해 프로토타입 설치 및 덕트 유로 구성을 파악할 수 있다(Fig. 3). 침실 1의 실외기실에 프로토타입을 설치한 후, 천장 플래넘 공간에 실내 재순환공기 및 급기 메인덕트를 구축하였다. 라인 디퓨저를 사용하였고 재순환공기 및 급기 디퓨저는 거실에는 각각 두 개씩, 침실에는 한 개씩 설치하였으며, 메인덕트에서 덕트를 분기하여 디퓨저까지 연결시켰다.

Fig. 2 Test-bed of an apartment building.

Fig. 3 Floor plan of test-bed.

3.2 실험 조건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성능을 실증하기 위해 2023년 8월 21일 오전 8시부터 2023년 8월 23일 오전 5시까지 총 45 시간 동안 연속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일 평균 외기 엔탈피는 21, 22, 23일 각각 79.8, 79.7, 76.1 kJ/kg로 기록되었다. 실내 목표 온도 및 습도는 각각 26℃, 0.0095 kg/kg로 설정하였고 이를 기준으로 편차온도 및 편차습도는 각각 ±2℃, ±0.00125 kg/kg로 설정하였으며, 앞서 기술한 것과 같이 설정 값을 기반으로 각 구성요소의 온오프 자동제어를 통해 네 가지 운전모드가 자동으로 전환 및 구현되도록 하였다. 설치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혼합공기 유로를 구축하지 못한 관계로 본 실험에서는 실내 재순환공기만을 도입하여 제습냉방하였으며, 추후 테스트베드 개선을 통해 혼합공기의 공조 성능을 실증할 계획이다.

3.3 측정 및 평가 지표

각 실의 급기 디퓨저에서 급기 온습도와 면풍속을 측정했으며, 측정한 면풍속을 기반으로 각 실의 급기 풍량을 산정하였다. 각 실의 정중앙에 온습도 센서를 설치하여 실험 기간 동안 각 실의 실내 온습도 분포를 비교하였다. 거실을 대표 공조 공간으로 선정하여 실내 기류와 평균복사온도를 추가로 측정하였으며, ASHRAE Standard 55를 기준으로 실내 열 쾌적성(predicted mean vote, PMV)을 평가하였다.⁽⁹⁾ 대사율(metaboic rate) 및 의복 보온성(clothing insulation)은 여름철 대표 값을 기준으로 각각 1.0 met 및 0.54 clo로 설정하였다.⁽¹⁰⁾ 급기 풍량과 실내 공기 및 급기의 온습도 측정값을 기반으로 시스템에서 처리하는 제습냉방열량을 식(1)과 같이 산정하였다. 전체 실험 기간 중 시스템이 가동되는 시간 동안의 제습냉방열량의 합과 시스템 소비 전력 측정값 기반 총 운전 에너지 소비량을 바탕으로 식(2)와 같이 시스템 계절 에너지 효율(seasonal energy efficiency ratio, SEER)을 평가하였다. 측정기기 사양은 Table 1과 같다.

4.1 에너지 밸런스

시스템 전체를 하나의 계로 간주하였을 때 비이상적인 실험 상황에서의 에너지 밸런스는 식(3)과 같이 시스템으로 유입되는 총 에너지양이 시스템에서 유출되는 총 에너지양 및 에너지 손실량의 합과 같은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¹¹⁾ 에너지 밸런스 오차는 평균 3.62%, 최대 15.7%로 계산되었으며, 이는 실험 상황에서 허용 가능한 수준이므로 본 연구의 실험 결과는 신뢰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4.2 실 별 급기 풍량 측정

각 실의 급기 디퓨저에서 측정된 실 별 급기 풍량은 Table 2와 같다. 총 급기 풍량은 712 m³/h로 산정되어 전용면적 59 m²의 목표 풍량인 840 m³/h의 약 85%만을 달성하였다. 이는 덕트 누기 또는 라인 디퓨저 사용 시 취출구의 급격한 형상 변화에 따른 공기 와류 현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사료되며, 추후 고정압 팬 교체 또는 덕트 내 병렬 팬을 구비하여 송풍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4.3 실 별 실내 온습도 분포 비교 및 실내 열 쾌적성 평가

습공기선도에서 시스템 운전에 따른 전체 실험 기간 동안의 실 별 실내 공기(RA) 온습도 분포 비교 및 외기(OA) 및 급기(SA) 온습도 분포를 나타내면 Fig. 4(a)와 같고, 시간에 따른 외기 온습도 변화는 Fig. 4(b)와 같다. 실험 기간 동안 외기 온습도는 27.5 ~ 33.3℃, 0.0178 ~ 0.0218 kg/kg으로 분포하여 고온다습한 여름철 날씨에서 실험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실험을 45시간 진행하는 동안 모든 실에서 실내 온습도는 ASHRAE Standard 55에서 명시하는 실내 열 쾌적 구간(thermal comfort zone)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¹⁰⁾ 이는 급기 온습도 분포에서도 파악할 수 있듯이 제안 시스템이 외기 온습도 변화에 따른 실내 현열 및 잠열 부하 변동에 적절히 대응하여 모든 실에서 제습과 냉방을 독립적으로 충분히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거실의 실내 습도 분포가 약간 높은 것은 거실의 체적에 비해 급기 풍량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덕트 유로 개선 및 팬 송풍 능력 향상을 통해 총 급기 풍량이 목표 풍량을 달성하고 추후 댐퍼 제어를 기반으로 각 실의 급기 풍량을 조절하여 거실 체적에 적절하게끔 급기 풍량을 증가시킬 경우 개선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로써 제안하고자 하는 액체식 제습공조시스템은 모든 실을 적절히 제습냉방하여 항상 실내를 열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으므로 공동주택의 multi-zone 중앙공조시스템으로써 적용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거실의 PMV는 45시간 실험하는 동안 온열 쾌적 범위에 해당하는 -0.5에서 +0.5 구간을 항상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5). 실내 온습도뿐만 아니라 실내 기류 또한 열 쾌적하게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급기 취출구 및 실내 재순환공기 흡입구의 설계 및 설치가 적절히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로써 제안 시스템의 공조 시 실내 콜드 드래프트 및 공기 정체를 유발하지 않고 전체 실에서 쾌적한 온습도 분포를 고르게 형성할 수 있으므로 실내 열 쾌적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PMV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실내 온습도 변동인 것으로 보이며, 이는 외기 온습도 변화(Fig. 4(b)) 및 시스템 운전모드 전환에 따른 급기 온습도 변화(Fig. 6)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된다. 외기 온습도의 변동이 클수록, 그리고 시스템 운전모드가 전환됨에 따라 급기 온습도가 크게 변화할수록 실내 온습도 변동 역시 커졌으며, 해당 경우에 PMV 변동 폭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4 Outdoor, indoor, and supply air conditions.

Fig. 5 PMV evaluation.

4.4 실 별 급기 온습도 분포 비교

각 실 별 급기 온습도 분포 비교는 Fig. 6과 같으며, 시스템의 운전모드는 노란색과 하늘색 배경으로 구분하였다. 시스템의 냉방제습모드(cooling and dehumidification mode) 운전을 기준으로 각 실 별 급기의 습도 분포는 거의 동일한 반면, 급기의 온도 분포는 침실1, 거실, 침실2, 침실3에서 각각 약 13, 14, 15, 16.5℃로 측정되었다. 이는 곧 제안 시스템의 실내 공조 시 급기 습도는 시스템 설치 장소와 각 실 간의 거리에 상관없이 비교적 일정한 값으로 각 실에 공급될 수 있는 반면, 급기 온도는 시스템 설치 장소에서 멀리 위치한 공간일수록 점점 상승된 상태로 각 실에 공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공기가 덕트를 통과하면서 열이 취득되기 때문이며, 시스템 설치 장소에서 멀리 위치한 공간일수록 덕트 통과 길이가 길어지므로 그만큼 급기 온도가 크게 상승될 수 있다. 따라서 급기 온도는 시스템 설치 장소와 가장 가까운 공간인 침실1에서 가장 낮게 측정되었고 가장 멀리 있는 공간인 침실3에서 가장 높게 측정되었다. 해당 실증연구에 있어 테스트를 위한 볼륨댐퍼, 분기관 등의 덕트 부속품이 많아 단열이 확보되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본 연구의 현장 실험에서는 모든 실에서 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내부발열이 큰 건물이나 대구 지역과 같이 외기 온습도가 매우 높은 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덕트 내 급기 온도 상승 현상이 공조시스템에서 멀리 위치한 공간의 실내 열 쾌적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추후 덕트 단열 최적화 및 부속품 규격화를 통해 급기 온도를 더욱 정밀하게 제어하여 각 실 별 부하 특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Fig. 6 Comparison of supply air condition for each room.

4.5 에너지 성능 평가

시스템의 제습냉방열량, 소비전력, 운전 에너지 소비량, 그리고 에너지 효율 등 제안 시스템의 에너지 성능 평가를 요약하면 Table 3과 같으며, 이를 시간에 따른 변화로 나타내면 Fig. 7과 같다. 각 실 별 제습냉방열량을 합한 시스템의 총 제습냉방열량은 4.39 kW로 계산되었으며, 이는 정격냉방열량인 7.5 kW에 미치지 못하므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급기 목표 풍량 달성이 필수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총 소비전력 및 전체 실험 기간 동안의 총 운전 에너지 소비량은 각각 2.68 kW 및 71.4 kWh로 측정되었으며, 팬 및 펌프에서 적지 않은 운전 에너지가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압축기 운전 에너지 소비량만 고려한 SEER은 3.40로 계산된 반면, 전체 총 운전 에너지 소비량에 따른 SEER은 1.91로 계산되었다. 제안 시스템은 주요 열원인 히트펌프 에너지 소비만을 고려했을 때 에너지 성능 측면에서도 공동주택 공조시스템으로써 적용가능성이 우수한 것으로 판단되나, 전체 에너지 소비를 고려했을 때 팬 및 펌프 에너지 소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제안 시스템이 덕트형 중앙공조시스템으로써 각 실에 급기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송풍 능력이 우수한 시로코 팬을 사용함에 따라 팬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추후 덕트 유로 최적화 및 고효율 팬 사용을 통해 보다 적은 에너지로 충분한 급기 송풍 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Fig. 7 Temporal variations of cooling capacity, input power, and energy efficiency ra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