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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ournal of Air-Conditioning and Refrigeration Engineering

Korean Journal of Air-Conditioning and Refrigeration Engineering

ISO Journal TitleKorean J. Air-Cond. Refrig. Eng.
  • Open Access, Monthly
Open Access Monthly
  • ISSN : 1229-6422 (Print)
  • ISSN : 2465-7611 (Online)

  1.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효율연구본부 신연소발전연구실 선임연구원 (Senior Researcher, Advanced Combustion Power Laboratory, Energy Efficiency Research Division, Korea Institute of Energy Research, 52 Gajeong-ro, Yuseong-gu, Daejeon, 3429, Korea)
  2.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효율연구본부 신연소발전연구실 학생연구원 (Research Student, Advanced Combustion Power Laboratory, Energy Efficiency Research Division, Korea Institute of Energy Research, 15 Gajeong-ro, Yuseong-gu, Daejeon, 3419, Korea)



연소시스템, 개발수준, 잠열저장, 시장규모, 물질평가, 상변화물질
Combustion system, Development level, Latent heat storage, Market size, Material evaluation, Phase change material

기호설명

1. 서 론

정부는 2021년 10월,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상향안’을 수립하였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zero를 달성하는 2가지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18년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하는 것이 그 목표이다. 현 시점에서 탄소중립 체계의 형성과정과 기후변화 관련 세계 시장질서에 편입하기까지 대한민국 에너지․자원부문의 연혁과 주요 내용은 Lee et al.(1)이 구체적으로 정리하였다. 2019년 기준 대한민국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01.4 백만 톤 CO$_{2eq}$.이며, 에너지 분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611.5 백만 톤 CO$_{2eq}$.로 국가 총배출량의 87.2%를 차지하였다. 이 중 99.3%인 607.3 백만 톤 CO$_{2eq}$.의 온실가스가 연료연소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2)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 에너지분야 총배출량과 그 중 연료연소에 의해 발생한 배출량을 Table 1에 나타내었다. 온실가스 총배출량 중 연료연소에 기인한 발생량 비율은 80.5%(’90), 81.3%(’00), 85.7%(’10), 86.1%(’15), 86.1%(’17), 86.4%(’18), 86.6%(’19)로 2010년 이후로 86% 수준의 비슷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수치들을 통해 연소에 사용되는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파급효과가 가장 큰 방법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여러 산업 공정 중 필요 열에너지를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얻으려는 공정은 대부분 발전, 제철제강 등 높은 열에너지밀도를 요구하는 공정에 해당된다. 이러한 연소기반 열에너지 설비는 필연적으로 폐가스, 폐공기, 폐온수, 폐증기들의 형태로 폐열이 발생된다. 산업체에서는 대개 연소 폐가스, 폐증기, 응축수로부터 폐열을 회수하는 방안이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폐증기나 응축수의 경우 대부분 100-300℃ 사이의 온도를 가진 현열이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회수된 열은 에너지의 양과 질을 고려하여 열교환기를 통해 필요한 곳에 직접 현열로 활용할 수 있으며, 열저장 매체를 통해 저장 후 필요 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중, 본 논문에서는 열적 에너지저장(Thermal Energy Storage, 이하 TES) 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특히 100℃ 이상의 고온 열원이 발생하는 시스템에서 상변화물질(Phase Change Material, 이하 PCM)을 사용하여 잠열 에너지로 저장하고 사용하는 기술개발 현황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전 세계적으로 독일과 한국에서 잠열에너지저장 시스템을 연소시스템과 연계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각각 300℃, 170℃의 증기를 통해 잠열시스템을 축열하고 필요 시 방열하여 화석연료 사용량을 저감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Fig. 1은 연소시스템과 연계된 열에너지저장 시스템의 축․방열 메커니즘 개념을 나타낸다. 연소시스템이 정상상태에서 운전 시 열에너지저장 시스템은 잉여의 증기 또는 폐가스를 활용하여 축열되고, 기동 또는 피크 부하 시 방열하여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Table 1 Total, energy sector, and fuel combustion based greenhouse gas emissions(2)[Unit: million tons of CO$_{2eq}$.]

Sector

1990

2000

2010

2015

2017

2018

2019

Compared to 1990

Compared to the previous year

Total emissions

292.1

502.7

656.0

692.6

710.7

727.0

701.4

140.1%

-3.5%

Energy sector

240.3

411.6

565.7

600.3

615.6

632.6

611.5

154.5%

-3.3%

Fuel combustion

235.2

408.9

561.9

596.5

611.6

628.1

607.3

158.2%

-3.3%

Energy industry

48.4

136.1

254.8

260.5

269.8

286.4

266.2

450.6%

-7.0%

Manufacturing

and construction

76.6

130.6

162.9

188.5

187.8

188.1

187.6

145.1%

-0.2%

Transport

35.5

69.9

85.4

94.2

98.3

98.1

101.0

184.5%

2.9%

Etc

74.6

69.8

55.8

50.2

52.6

52.5

49.5

-33.6%

-5.6%

Unclassified

0.2

2.4

2.9

3.1

3.2

3.1

2.9

1,520.9%

-5.6%

Fig. 1 Conceptual diagram of thermal energy storage system linked to combustion system.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1.png

에너지저장과 관련된 최근 국내․외 정책 동향은 다음과 같다. 2021년 6월 미국 DOE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돕고, 청정 경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Energy Earthshots Initiative’를 출범하였다. ‘Long Duration Storage Shot’은 한번에 10시간 이상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장주기 에너지 저장 장치의 비용을 10년 이내에 90%까지 낮추기 위해 전기화학적, 기계적, 열적, 화학적 저장 등 모든 유형의 기술을 고려하겠다고 발표하였다.(3) 일본은 청정에너지 분야 혁신기술 국제공동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2030년 이후 실용화 가능한 청정에너지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주로 G20 회원국을 대상으로 대학․연구소 간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프로젝트당 연간 최대 약 5억 원(최대 3년)을 지원할 계획이다. 9개 프로젝트 목록 중 ‘혁신적 고온 열에너지 저장기술’이 포함되어 있으며 스웨덴, 미국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4) 에너지저장과 관련된 국내 정책 내용은 2021년 12월에 발표된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에 표기되어 있다.(5) 이는 에너지 시스템 혁신을 통한 글로벌 탄소중립 선도국 도약을 위해 4대전략 14대 추진과제를 도출하였으며, ‘에너지 전환 촉진기반 구축’ 면에서 에너지저장 체계구축이 포함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열에너지 저장기술이 산업 및 건물 분야 공정 중 배열 또는 재생에너지로부터 발생되는 열에너지를 회수하였다가 사용하여 설비의 고효율화를 위한 필요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상변화물질을 활용한 열에너지저장 기술이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기술 12개 부문 중 에너지저장 기술에 포함되었으며, 기술의 정의는 상변화 시 잠열, 축열, 축냉, 열조절성 상변화물질을 이용해 상변화 과정을 통해 많은 양의 열에너지를 축적하거나 저장된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에너지저장 기술이라고 표현되어 있다.(6) 매개 물질을 사용한 열에너지의 직접적인 저장기술은 단순한 형태이면서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축열 방법은 현열을 저장하는 것으로 전통적으로 물과 돌 등이 사용되어 왔다. 현열 저장열량은 열역학적으로 물질의 비열과 온도차에 비례한다. 현열 저장은 열저장 물질의 상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열을 저장하는 것으로 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열저장 물질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매개 물질의 잠열을 이용해 열을 저장하는 경우 열 저장량은 온도는 유지하되 (주로) 고체와 액체의 상변화에 따른 엔탈피 변화에 비례한다. 잠열 저장 설비는 상변화 물질을 이용한 시스템으로 현열과 잠열을 동시에 저장할 수 있어 열저장 물질 부피 대비 열 저장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7-9) 열저장과 관련된 상변화 물질의 온도-엔탈피 선도는 Fig. 2와 같고, 상변화 물질의 축열 과정에서 겪는 상황을 가시화한 결과를 함께 보여준다.(10,11) 잠열 물질은 열공급을 통해 특정 온도에서 액체 상태로 녹으면서 열에너지가 저장된 후 열사용에 따라 고체 상태로 굳는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

Fig. 2 Physical behavior of phase change materials under transient heat loads: (a) Phase change process during direct contact between erythritol(PCM) and oil(HTF), (b) Phase change process of paraffin(PCM) with a melting point of 42℃. The red dotted line indicates the phase change interface between the solid-liquid and shows the change according to the convective heat transfer process.(10,11)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2.png
Fig. 3 Research flow and structure in the Part 1 and Part 2 papers.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3.png

상변화물질을 활용한 열에너지저장 시스템이 신뢰성 있는 기술로 진보하기 위해서는 여러 극복해야할 항목들이 존재한다. 물질마다 다르지만 통상 사용되는 상변화물질은 10-1~1 W/(m․K) 수준의 낮은 열전도율을 가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상변화물질의 제조공법을 변화시켜 물성치를 개선하는 방법 또는 물리적으로 (열교환기 설계개선을 포함하여) 전열면적을 증가시키는 등의 방법들이 고안되고 있다. 또한 높은 에너지 저장밀도를 의미하는 높은 상변화 엔탈피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저장 시스템 운용 특성 상 지속적인 축․방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변화 재현성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과냉각도가 낮아야 하며 녹은 상태에서의 안정성 및 열교환기 케이싱과 화학적으로 불활성이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로 인해 대형 스케일로의 적용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계속된 연구개발을 통해 실증사업들이 수행되고 있다. 저온 열원을 활용하여 식품산업, 건축물의 난방과 온수 생산 등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태양열 또는 산업공정 내 고온 배열을 활용하기 위해 고온의 녹는점을 가지는 상변화물질을 통해 발전소 또는 소각시스템 등과 연계되어 확장․실증되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발생량을 저감하기 위해 응용되고 있다.

본 논문은 Fig. 3과 같이 Part 1과 2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동안 국내․외에서 진행되었던 상변화 물질을 활용한 에너지저장 시스템의 연구개발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Part 1에서는 국내․외 열회수 및 열에너지저장 시장규모를 분석하여 기술개발 타당성을 뒷받침하고, 현 기술수준과 주요 연구기관을 정리하였다. 또한 각 온도영역 별 상변화물질의 종류를 파악하고 연소시스템과 연계하기 위해 100-300℃ 사이의 열원에 적용가능한 상변화물질에 대해 평가하였다. Part 2에서는 상변화물질을 활용한 열교환 설비가 상용화되기 위해서 필요한 핵심기술로써 상변화 시 열전달 특성 및 열전달 강화 방안, 열교환기 설계 개념에 대한 내용을 분석하였고, 잠열저장시스템의 축․방열 운전개념에 대해 서술하였다. 마지막으로 연소시스템과 연계된 잠열에너지 저장기술의 주요 실증사례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연구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와 같은 리뷰는 0-100℃ 사이의 저온 영역 범위에서 다수의 국외 논문이 존재한다. 하지만 100℃ 이상의 고온 영역에서 현재 연구개발 동향과 실증 사례를 정리한 논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국외 사례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본 주제와 관련된 체계적인 문헌이 없어, 국내 연구진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본 논문을 작성하고자 한다. 잠열을 활용한 저온 에너지저장 분야는 그간 연구들을 통해 실증 사례도 많아 익숙한 단계이지만, 탄소배출 저감 이슈와 함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적용되는 고온 에너지저장 분야는 지금도 활발히 연구개발 중이다.

2. 국내․외 시장규모 및 기술수준

2.1 시장규모

2.1.1 열회수 시장규모

폐열회수는 산업 분야의 다양한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공정으로, 앞서 언급했듯이 산업 공정의 잔류열을 회수하여 화석연료 사용량을 저감시킬 수 있다. 폐열회수 시스템은 에너지 절약과 온 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되면서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시스템 구축의 높은 비용이 시장 성장을 억제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TechNavio에서 발간된 2019년 자료 ‘Global Waste Heat Recovery Market’에 따르면,(12) 전 세계 폐열회수 시장은 2018년 463억 1,000만 달러(62.3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6.39%로 증가하여 2023년에는 631억 1,000만 달러(84.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arketsandMarkets에서 발간된 2016년 자료 ‘Waste Heat Recovery System Market’에 따르면,(13) 회수된 에너지 사용 용도에 따라 예열용, 증기 발생용, 발전용, 기타용으로 크게 분류될 수 있다. 예열용은 2016년 122억 4,000만 달러(16.5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6.54%로 증가하여 2021년 168억 달러(22.6조 원)로 예상되었고, 증기 발생과 발전용으로는 2016년 282억 6,000만 달러(38.0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7.05%로 증가하여 2021년 397억 3,000만 달러(53.5조 원)로 예상되었다. Fig. 4와 같이 전 세계 폐열회수 시장을 지역별로 살펴보면,(12) 2018년을 기준으로 북미 지역이 30.9%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었다. 북미 지역은 2018년 143억 1,000만 달러(19.3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6.44%로 증가하여 2023년에는 195억 5,000만 달러(26.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고 유럽 지역은 2018년 126억 6,000만 달러(17.0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6.82%로 증가하여 2023년에는 176억 1,000만 달러(2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18년 114억 2,000만 달러(15.4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7.14%로 증가하여 2023년에는 161억 2,000만 달러(21.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2018년 45억 8,000만 달러(6.2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4.8%로 증가하여 2023년에는 57억 9,000만 달러(7.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남미 지역은 2018년 33억 4,000만 달러(4.5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3.88%로 증가하여 2023년에는 40억 4,000만 달러(5.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대한민국은 2016년 7억 달러(0.9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10.22%로 증가하여 2021년에는 11억 4,000만 달러(1.5조 원)에 이르렀다.(13) 가장 많은 최종 이용자는 화학산업, 석유정제산업, 시멘트산업, 금속생산업 순으로 나타났다.

Fig. 4 Global waste heat recovery market by region [Unit: billion of dollars].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4.png

2.1.2 열에너지 및 잠열에너지저장 기술 시장규모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정책의 공통점 중 하나는, 개별 에너지원의 확보 및 활용보다는 에너지원 간의 시너지 및 융․복합 창출을 통한 통합적인 접근과 실행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시장 관점에서 전력, 열, 연료 등의 에너지 기술 융․복합과 관련된 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에너지 융․복합과 관련된 산업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단계로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을 통한 기술개발 및 실증을 통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역시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발전부문을 포함한 전 부문의 에너지원 간, 최종소비 부문 간 섹터커플링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열에너지저장 부분도 에너지 융․복합 기술 중 한 분야로 속해있으며, 전력 부문 재생에너지 비율이 확대됨에 따라 간헐적 출력을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잉여열의 활용을 통한 시스템 효율 향상 및 화석연료 사용량 절감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MarketsandMarkets에서 발간된 2017년 자료 중 ‘Thermal Energy Storage Market’에 따르면,(14) 전 세계 열에너지저장 시장은 2017년 36억 7,370만 달러(4.9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11.0%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61억 9,990만 달러(8.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열에너지저장 설비의 설치용량은 2017년 28억 6,363만 와트에서 연평균 성장률 5.85%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38억 553만 와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Fig. 5와 같이 전 세계 열에너지저장 시장을 지역별로 살펴보면,(14) 2016년을 기준으로 미주 지역이 41.0%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었다. 미주 지역은 2017년 14억 1,350만 달러(1.9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5.39%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18억 3,770만 달러(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고, 유럽 지역은 2017년 7억 4,850만 달러(1.0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3.53%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8억 9,030만 달러(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17년 4억 930만 달러(0.6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17.68%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9억 2,380만 달러(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고,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2017년 11억 250만 달러(1.5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18.24%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25억 4,820만 달러(3.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전 세계 열에너지저장 시장은 용도별로 지역냉난방용, 발전용, 공정 냉각 및 가열용 순으로 높았고, 최종 사용자별로 주택 및 상업, 유틸리티, 산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Fig. 5 Global thermal energy storage market [Unit: billion of dollars].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5.png

세부 기술별로 분석해보면 잠열 에너지를 활용한 저장기술은 2017년 13억 1,990만 달러(1.8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5.12%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16억 9,380만 달러(2.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고, 현열 에너지를 활용한 저장기술은 2017년 23억 5,270만 달러(3.2조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13.87%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45억 490만 달러(6.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열화학기술은 2017년 110만 달러(15.1억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1.73%로 증가하여 2022년에는 120만 달러(16.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MarketsandMarkets에서 발간된 2017년 자료 중 ‘Advanced PCM Market–Global Forecast to 2022’에 따르면,(15) 상변화물질 시장 중 가장 큰 분야는 공조 및 건축분야로서 각각 6,700만 달러(900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및 폐열원 등을 저장하여 사용하는 부문은 3,630만 달러(490억 원)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시장규모 분석을 통해 폐열회수 시장규모의 성장과 더불어 이와 관련된 잠열에너지 저장기술의 시장규모 성장이 동반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2.2 국내․외 기술수준 및 주요 연구기관

녹색기술센터에서 발행한 2020년 기후기술 수준조사에 따르면,(16) 44대 기후기술별 세부분류 중 전력저장 부문에 열에너지저장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열에너지저장 기술의 선도국은 미국이며 한국의 기술수준은 미국 대비 70.0%, 기술격차는 3.5년으로 기술되어 있다(EU 95.0% 0.5년, 일본 87.5% 1.5년, 중국 65.0% 5.0년). 한국은 열에너지저장을 위한 상변화물질 관련 문헌이 다수 존재하는 편이며 정부 및 일부 연구소의 협력 프로젝트 수준으로 기술개발이 적용 단계에 있다. 중국은 열에너지저장 분야에 관심이 미흡한 편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영국과 협력하여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본은 연구개발 수준이 높고 관련 제품도 다수 존재한다. 특히 열에너지저장 매체에 대한 기초연구 분야에 대한 강점이 있어 원천 기술을 다수 가지고 있다. 미국은 문헌의 질적, 양적 규모가 크고 정부 주도의 시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최근 ARPA-E 프로그램으로 혁신적 열저장활용기술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정부정책에 따른 시장의 종류와 규모가 커서 관련분야의 기술수준이 높고 기초 및 응용 기술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EU는 기술, 시장, 인프라, 인력, 제도, 산업면에서 열저장에 대한 오랜 연구 경험과 실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열원을 효과적으로 저장․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용량 고온 열에너지저장 장치를 실증사업과 연계하여 추진 중이다. 특히 슈퍼그리드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과의 연계로 시장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열설비 제작 및 조립 기술에 대한 강점이 있는 반면 상용화를 위한 기업 부재, 시스템 설계 기술, 정부 지원이 부족한 점으로 나타난다. 중국은 국가적 인프라 지원이 풍부하고 방대한 노동력이 있어서 규모의 경제에 따른 기술력, 인력, 인프라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기본적으로 열에너지저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본의 강점은 기초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축열시스템에 대한 인프라가 형성되어있는 반면 시스템 설계 및 해석 기술, 플랜트 운영 기술에 대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원천기술 확보에 비해 실증 사례가 적고 시스템 간 융합 및 시장개척 등에서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발전이 늦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 분야에 걸쳐 기술력, 인력, 인프라 구축이 뛰어나지만 에너지 환경 차이로 인해 시급성 부분에 있어 차이가 존재한다. 아시아 국가들과는 반대로 제조기술에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풍부한 화석연료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늦어짐을 알 수 있다. EU는 열에너지 저장 분야에 관심이 높아 과거부터 다양한 응용기술을 선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기술 및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강점이 있지만 제조기술에 대한 약점을 갖고 있다. 정리하자면 미국과 EU 서방 국가들은 원천․설계 기술을 가지고 인프라 형성이 잘 되어있지만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 플랜트 제작․조립 기술수준이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연소 및 에너지 분야에서 잠열에너지 저장시스템 응용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은 다음과 같다. 국외 연구기관 중 가장 높은 TRL의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은 독일 DLR(German Aerospace Center)이다. DLR은 독일 에너지경제부와 STEAG New Energies 등과 함께 TESIN(Thermal Energy Storage for Increasing Energy Efficiency) 공동 프로젝트 하에 복합화력 열병합 시스템과 연계 가능한 고온․고압 잠열에너지저장 기술개발 및 실증테스트를 진행 중이다.(17-22) 또한 DLR은 태양열 발전시스템과 잠열에너지저장 설비를 연계시켜 고온의 증기를 직접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Ed. Züblin AG, Siemens AG와 함께 ITES 프로젝트 하에 수행하였다.(23-28) 영국 University of Warwick 등 기관들은 석탄화력, 열병합 발전시스템의 유연운전을 위해 잠열에너지저장 시스템을 연계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29,30) 열에너지저장 기술의 상용화 면에서 상변화물질을 활용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TRL을 보여주는 것은 태양열 발전시스템과 용융염 등의 열저장 매체를 연계한 발전시스템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 MW급의 설비가 건설되어 이미 상용 운전 중이다. 미국 NREL과 ANL은 DOE ‘SunShot’ 프로젝트 하에 태양열 발전시스템과 열저장 매체를 연계한 기술․경제성 평가를 과거부터 해왔고 현재는 기존 Rankine 사이클을 보다 높은 효율의 sCO2 Brayton 사이클로 연계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31-35) 이를 위해 캐나다 Dalhousie University 등 기관들은 상변화물질을 활용한 잠열에너지저장 기술을 태양열 발전시스템과 연계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36-38) 국내 기관 중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한국생산기술 연구원과 함께 축열용량 5.4 GJ 이상의 잠열에너지저장 시스템 개발과 소각플랜트 연계 실증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39-42) 연소기반 시스템의 유연운전과 예열부하 저감을 목표로 ‘제조분야 온실가스 미세먼지 동시저감 기술개발사업’을 2021년 4월부터 5년간 수행 중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유기계, 수화물계, 무기계 등의 상변화물질을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열교환기 설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연소기반 플랜트와 잠열에너지저장 시스템의 동적모델 개발을 통해 두 시스템 간 최적 인터페이스 모델을 구축하여 실증 설비의 공정․제어로직 설계 및 운전에 적용하고 있다. 고등기술연구원은 폐열원을 활용한 잠열축열 방식의 열택배 적용을 위해 열저장 설비 모듈개발을 수행했고, 녹는점 65-72℃인 유기계 잠열물질(fatty alcohol, Docosanol)을 사용하여 10 MJ, 500 MJ, 2 GJ급 열저장 설비에서 축․방열 특성을 연구하였다.(43) 이러한 기관들의 개발현황과 실증사례는 본 논문 Part 2에 자세히 기술하기로 한다.

3. 상변화물질 선택을 위한 종류별 특징 분석

3.1 상변화물질의 분류와 종류

잠열에너지 저장설비를 연소시스템에 활용하기 위한 수순은 수요처에서 온수, 증기 등 열원의 상태와 저장된 열의 활용 목적 등을 제시하면 기술 제공처는 열교환 시스템의 작동온도를 고려한 상변화물질 선택, 열교환기 설계, 축․방열 특성을 고려한 시스템 운전 등 엔지니어링을 수행한다. 이 중 상변화물질은 가장 먼저 결정되어야 할 항목이다. 상변화는 고체-액체, 고체-고체, 고체-기체, 액체-기체 간 발생할 수 있다. 고체-고체 간 변화는 결정상(crystalline)에서 고체상으로 변화하며 축․방열이 발생하지만 고체-액체 간 변화 대비 작은 잠열량을 가진다. 고체-기체, 액체-기체 간 변화는 고체-액체 간 변화 대비 큰 잠열량을 가지지만 시스템 부피가 커짐에 따라 실제적으로 유용성이 낮다. 고체-액체 간 변화는 좁은 온도변화 폭을 가지며 상대적으로 큰 잠열량을 가지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이고, 특히 100℃ 이상의 열저장 설비 실증 시 대부분 고려되고 있는 형태이다. 고체-액체 상변화물질은 큰 범주에서 유기계(organic), 무기계(inorganic), 공융 혼합물(eutectic)로 나눌 수 있고,(44,45) 이들의 종류와 물성치는 그동안 다양한 연구자들과 생산 업체에 의해 정리되었다.(7,46-53) Fig. 6은 대표적인 유기계 물질인 파라핀 왁스, 무기계 물질인 NaNO3의 고체, 액체상태의 모습을 보여준다.(54,55)

유기물은 파라핀 계열과 비파라핀 계열로 나눌 수 있다. 파라핀 계열은 100℃ 미만의 저온 영역에서 열저장 매체로 널리 사용되는데, 그 이유는 넓은 고형화 온도대와 높은 잠열량, 낮은 독성,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순수 파라핀의 정의는 CnH2n+2 (일반적으로 n>16)의 화학식으로 표현되는 알케인 탄화수소(n-alkanes)를 일컫고, 파라핀 왁스는 보통 중량 기준 75% 이상의 n-alkanes 성분과 다른 탄화수소 성분의 혼합물을 말한다.(56) 파라핀 왁스는 직쇄(straight chain) 파라핀의 혼합 또는 앞서 언급한 n-alkanes의 혼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메틸렌기 [-(CH2)n-]의 결정화 작용으로부터 잠열효과를 낸다. 체인이 짧은 물질은 낮은 녹는점을 가지며 체인이 길어질수록 녹는점이 높아지지만 그 길이가 어느 정도 증가한 후에는 녹는점의 증가가 한계에 이른다. 체인 길이가 증가함에 따라 잠열량도 증가하는 경향이지만, 입체효과(steric effect)에 의해 탄소원자수가 홀수 또는 짝수에 따라 잠열량 차가 존재한다.(57,58) 대부분 짝수인 경우 더 큰 잠열량을 갖는다. 또한 순수 파라핀의 경우 잠열량이 213-285 kJ/kg 수준이지만 이들 혼합물의 잠열량은 전반적으로 낮아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 파라핀 계열 물질이 0.15 W/(m․K) 이하의 낮은 열전도율을 갖는다는 점은 열 사용면에서 단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비파라핀 계열 중 대표적인 상변화물질은 지방산(fatty acid)이다. 지방산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식․동물성 기름의 주요 성분 중 일부이며 일반적으로 CH3(CH2)(n-2)COOH 형태의 화학식을 갖는다. 지방산은 장기간 안정적인 상변화 거동을 보이지만 낮은 열전도율과 용융 시 상당한 팽창을 동반한다. 파라핀 계열과 많은 특성을 공유하지만 일반적으로 유사한 용융 범위에서 파라핀보다 잠열량이 낮고 높은 비용을 요구한다. 또한 독성이 없는 일부 지방산은 부식성을 갖고 있어 열교환기 형상을 다소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파라핀 왁스와 마찬가지로 지방산을 혼합함으로써 녹는점과 상변화 폭을 조절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상당한 잠열량의 감소를 가져온다. 알코올 및 다른 화합물과 에스테르를 포함하는 지방산의 유도체도 많이 연구되었으며,(59,60) 더 높은 융점(90-200℃)을 가지는 유기물로써 당(sugars)과 당알코올(sugar alcohols)도 상변화물질로써 연구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높은 과냉각도로 인해 열저장 시스템에서 효율성 및 반복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유용성이 낮음을 알 수 있다.(61)

Fig. 6 Solid and liquid state of paraffin wax and NaNO3 as PCMs.(65,66)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6.png

대표적인 무기계 상변화물질은 염수화물(함수염, salt hydrates)과 금속(metallic)계 물질이 있다. 염수화물은 일반적으로 M․nH2O 화학식으로 표현되는 결정질 고체이며, M은 염 성분의 분자식, n은 염수화물 내 물 분자의 개수를 의미한다. 이들은 물 분자가 고용체에서 나오는 탈수 과정으로부터 잠열효과를 낸다. 염수화물은 앞서 언급한 유기계 물질보다 높은 잠열량, 밀도, 열전도율을 갖고, 보다 낮은 가격으로 활용할 수 있어 그동안 많이 연구된 물질이다. 사용 초기에는 열전달 성능이 우수하고 열저장 밀도가 큰 장점이 있지만 상분리 현상에 따른 부적절한 용융, 낮은 재현성으로 점차 잠열량이 낮아지는 단점을 갖고, 다른 금속과의 부식성, 높은 과냉각 현상으로 인해 사용과 저장이 쉽지 않다.(62) 이점은 물을 포함한 다른 성분을 혼합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이 고안되었지만,(63) 잠열량을 기존보다 낮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염수화물이 가지는 장점이 상쇄될 수 있다. 또한 염수화물 및 이들의 혼합물은 녹는점이 100℃ 미만인 상대적으로 저온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열적 한계점이 존재한다. 수화물이 아닌 용융염(molten salt)은 보다 고온의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변화물질이다. 밀도와 열전도율 면에서 유기계 상변화물질 대비 높은 값을 갖지만 고온 상태의 상변화물질을 유지하기 위한 소재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금속계 물질은 상대적으로 높은 밀도로 인해 발생하는 중량 문제로 열교환기 내 충진물로써 적절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높은 열전도율과 낮은 비열 때문에 단순한 열교환기 형상 설계가 가능하고 빠른 응답을 요구하는 시스템에는 적절하다는 평가 역시 받고 있다.(64,65) 기본적으로 금속 또는 합금을 열저장 매체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들은 다양한 면에서 존재한다. 금속은 가열과 냉각을 반복하면서 미세구조, 조직이 변화하며 불용성 침전물이 발생한다. 이는 용융 온도와 잠열량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열저장 설비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열역학적 평형조건에 더 가까운 상변화를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용융과 고화 과정이 가능한 느리게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마그네슘, 아연, 수은, 나트륨 등의 순물질 금속은 높은 증기압을 가지고 있어 상변화물질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혼합을 통해 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된다.(66)

공융 혼합물은 두 개 이상의 유기계-유기계, 무기계-무기계, 유기계-무기계 물질을 혼합하여 만든 용융 합성물이다. 마그네슘, 칼륨, 리튬, 칼슘과 같은 알칼리 및 알칼리 금속의 질산염, 염화물 및 황산염은 이온성 액체라고도 하는 중온 공융 혼합물을 생성하는데 사용되는 주요 화합물이다. 액체 상태에서 밀도와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고온 열저장 시스템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공융 혼합물의 조성과 물성치는 문헌을 통해 공개된 경우도 있지만, 녹는점과 잠열량을 제공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제조공법은 기관의 고유 기술로 인식되어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 경우 공융 혼합물의 호칭은 개발기관명과 녹는점을 표기한 코드명(예, RT-60: 독일 Rubitherm Technologies GmbH에서 만든 녹는점 60℃ 물질, KITECH-67: 한국생산기술 연구원에서 만든 녹는점 67℃ 물질)으로 제시된다. 왜냐하면 물질의 상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신소재의 개발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3.2 고온영역 적용을 위한 상변화물질

Fig. 7은 Jankowski and McCluskey(47)에 의해 수집된 데이터 중 각 물질들의 상변화 온도범위를 보여주고, 특히 200-600℃ 사이의 고온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물질들의 잠열량을 나타낸 데이터이다. 0-100℃ 사이의 중․저온 영역에서는 파라핀, 지방산을 포함한 유기계 물질, 염수화물 등 무기계 물질의 적용 가능성이 높지만 100℃ 이상의 고온 영역에서는 용융염, 금속계 무기물, 이들의 공융 혼합물이 열저장에 적절하다는 점을 알수 있다. 고온 영역에서 녹는점을 가지는 상변화 물질은 알칼리 금속 질산염이 주로 사용된다. 그 중 질산칼륨(KNO3)과 질산나트륨(NaNO3) 혼합물이 많이 사용되는 물질이고,(67) 실제로 국내 실증과제에서는 160-180℃ 온도대의 열원을 활용하여 이들을 기반으로 제조된 상변화물질을 사용할 예정이다. 100℃ 이상 온도 영역에서 용융염 상변화물질의 자세한 물성치는 Table 2에서 보여준다. 적게는 2종, 많게는 5종까지 물질을 혼합할 수 있지만, 공융 혼합물은 혼합된 물질 종류가 많을수록 재현성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는 가장 대중적으로 발표된 물질들을 중심으로 제시했다.

Fig. 7 Temperature ranges of the surveyed material categories with low, medium and high temperature ranges indicated by the shaded regions. Specific and volumetric latent heats of high transition temperature PCMs.(47)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7.png
Table 2 Thermophysical properties of selected eutectic compounds(7)

Name

Mass ratio

T$_{melting}$

[℃]

H$_{melting}$

[kJ/kg]

Cp$_{,solid}$

Cp$_{,liquid}$

k$_{,solid}$

k$_{,liquid}$

$\rho_{,solid}$

[kg/㎥]

E$_{density}$

[kWh/㎥]

[kJ/kg․K]

[W/m․K]

Urea-NH$_{4}$Cl

85-15

102

214

1.77

2.09

0.76

0.58

1348

77

Urea-K$_{2}$CO$_{3}$

15-85

102

206

1.66

2.02

0.78

0.58

1415

78

Urea-KNO$_{3}$

77-23

109

195

1.60

1.91

0.81

0.58

1416

74

Urea-NaCl

90-10

112

230

1.72

2.02

0.82

0.60

1372

85

Urea-KCl

89-11

115

227

1.69

1.96

0.83

0.60

1370

83

LiNO$_{3}$-NaNO$_{3}$-KNO$_{3}$

30-18-52

123

140

1.17

1.44

0.79

0.53

2068

79

LiNO$_{3}$-KNO$_{3}$

34-66

133

150

1.17

1.35

0.96

0.52

2018

82

KNO$_{3}$-NaNO$_{2}$

56-44

141

97

1.18

1.74

0.73

0.57

1994

52

KNO$_{3}$-NaNO$_{3}$-NaNO$_{2}$

53-6-41

142

110

1.17

1.73

0.72

0.57

2006

60

KNO$_{2}$-NaNO$_{3}$

48-52

149

124

1.05

1.63

0.58

0.52

2080

70

LiNO$_{3}$-NaNO$_{2}$

62-38

156

233

1.57

1.91

1.12

0.66

2296

143

LiNO$_{3}$-KCl

58-42

160

272

1.26

1.35

1.31

0.59

2196

161

LiNO$_{3}$-NaNO$_{3}$-KCl

45-50-5

160

266

1.32

1.69

0.88

0.59

2297

166

HCOONa-HCOOK

45-55

176

175

1.15

0.93

0.63

0.43

1913

92

LiOH-LiNO$_{3}$

19-81

183

352

1.60

2.00

1.33

0.69

2124

202

LiNO$_{3}$-NaNO$_{3}$

49-51

194

262

1.35

1.72

0.87

0.59

2317

165

LiNO$_{3}$-NaCl

87-13

208

369

1.54

1.56

1.35

0.63

2350

235

KNO$_{3}$-KOH

80-20

214

83

1.03

1.35

0.88

0.54

1905

43

KNO$_{3}$-NaNO$_{3}$

55-45

222

110

1.01

1.49

0.73

0.51

2028

61

LiBr-LiNO$_{3}$

27-73

228

279

1.34

1.38

1.14

0.57

2603

196

LiOH-NaNO$_{3}$-NaOH

6-67-27

230

184

1.30

2.00

0.78

0.67

2154

107

NaNO$_{2}$-NaNO$_{3}$

55-45

233

163

1.31

2.13

0.59

0.64

2210

97

CaCl$_{2}$-LiNO$_{3}$

13-87

238

317

1.50

1.53

1.37

0.69

2362

204

LiCl-LiNO$_{3}$

9-91

244

342

1.58

1.61

1.37

0.64

2351

218

NaNO$_{3}$-NaOH

86-14

250

160

1.19

1.86

0.66

0.60

2241

97

3.3 물성치 분석방법과 한계점

상변화 물질의 물성치는 열교환기 설계와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CFD 등 시뮬레이션 결과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므로 정확한 계측을 요구한다. 열저장 및 열전달 성능과 관련된 녹는점, 잠열량, 비열, 밀도, 열전도율 등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값이고, 팽창율과 액체 상태의 점성은 열교환기 설계와 대류 열전달 효과를 분석하는데 각각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많은 연구자들은 Fig. 8에서 보여주는 시차열분석(differential thermal analysis, 이하 DTA), 시차주사열량계(differential scanning calorimetry, 이하 DSC)를 통해 녹는점, 잠열량, 비열을 측정한다.(68,69) DTA는 물질의 상변화 온도 등 특징적인 온도를 정성적으로 계측할 수 있는 반면, DSC는 상변화 온도를 포함하여 상변화 과정 중 열적(열량, 열용량 등) 변화를 동시에 정량적으로 계측할 수 있다. DSC 커브에서 발열, 흡열 구간의 피크점은 열 방출과 흡수를 각각 나타낸다. DTA에서 역시 피크점은 보일 수 있으나 정량적으로 정확한 물리적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70) DTA는 DSC보다 더 낮은 정확성을 갖지만 최대 감지 온도가 1500-1700℃에 이르는 점은 (DSC는 최대 1000℃까지 측정 가능)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상변화물질의 물성치를 살펴보면 문헌들을 통해 알려진 경우가 많지만, 공개된 상변화물질의 물성치는 같은 물질이라도 각 문헌에서 제시한 값들은 정합성을 갖지 못한다. 또한 실제로 상변화물질 특성에 대한 모든 실험은 용융 온도와 융해열 측정으로 주로 제한된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여 얻은 결과가 상세한 열물리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얻은 결과와 상당히 다를 수 있다.(71) 상변화물질 특성에 대해 발표된 데이터의 상당한 불일치는 위 표현 방법의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온도에 따른 열전도율, 열용량 및 밀도 측정이 수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높은 정확도를 갖는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상변화물질 속성의 온도 의존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장기간 수천 회의 축․방열 사이클 동안 실질적으로 물성치가 유지되는 것은 어렵다. 상변화물질을 제품화하기 위해서는 축․방열 사이클 테스트를 수천 회 수행해야 한다. 상변화물질은 실제 작동 조건에서 수천 회의 축․방열 사이클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태양열 응용 분야의 상변화물질 제품은 약 1000회 축․방열 사이클을 겪는다.(71) 따라서 상업용 잠열 저장 제품을 개발할 때 이러한 물질의 열적 안정성을 위해 최소 1000회 축․방열 사이클을 수행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Song and Ryou(58)에 의해 수행된 실험에서 C26H54, C28H58 물질을 가지고 DSC-92 열특성 실험을 통해 상변화 사이클이 반복됨에 따른 열특성 변화를 보고하였다. C26H54의 경우, 상변화 온도는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1500회 사이클 수행 시 잠열량 감소는 약 8% 나타났고 열전도율과 밀도는 상변화 사이클 증가에 영향을 받지 않으나 비열은 1500회 사이클 수행 시 고체상 비열은 18.2% 감소, 액체상 비열은 약 5.9%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C28H58의 경우, 잠열량은 약 5.7% 감소, 비열의 경우 약 30% 감소현상을 나타내었다. Fig. 9에서 나타나듯이, DSC에서 곡선은 상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열을 흡수하는 현상이며, 곡선의 피크점은 순물질일수록 뚜렷하게 나타나고, 불순물의 함유 또는 순물질이라도 상변화 재현이 다수 반복된 후에는 피크점이 둔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8 Schematic diagrams: (a) DTA, (b) Heat flux DSC.(69)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8.png
Fig. 9 Effect of NaNO2 impurity on NaNO3 property: (a) DSC measurement, (b) Calculated DSC heat flux.(67)
../../Resources/sarek/KJACR.2023.35.1.028/fig9.png

열전도율은 상변화물질을 열저장 매체로 사용하기 위해 반드시 도출해야 하는 항목으로 열교환 시 열전달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열전달 이론을 기반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정상상태 방법과 과도상태 방법이 존재한다. 정상상태에서 측정 원리는 1차원 Fourier 법칙에 근거한 방법으로 간단한 이론이지만 실제 계측 실험에서는 안정된 조건을 찾기 위해 다소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GHP(guarded hot plate) 방법은 가장 전형적인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열전도율을 갖는 물질의 특성을 계측하는데 적절하다. 과도상태 방법은 비정상상태에서 열전도 방정식에 근거한 방법이다. 이것은 샘플 물질의 가열 과정에서 겪는 온도 변화를 측정한다. 이 방법은 빠른 측정과 비교적 높은 정확성의 결과를 보여주고 TPS(transient plane source), THW(transient hot-wire), THS(transient hot-strip), LFA(laser flash analysis) 방법 등이 사용된다.(68)

4. 결 론

본 연구는 탄소배출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 연소부하를 저감하는 방안으로 연소시스템의 배열을 활용하고자 상변화물질을 활용한 잠열에너지저장 연계 가능성에 대해 논하였다. 그 첫 단계인 Part 1 논문에서는 열회수 시장규모의 성장과 더불어 이와 관련된 잠열에너지저장 시장의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고, 독일과 한국 등에서 300℃, 170℃ 열원을 가진 연소시스템과 잠열에너지저장 시스템 연계를 위한 실증연구 수행 등 현재 개발수준에 대해 정리하였다. 잠열에너지 저장설비를 연소시스템에 활용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수행해야하는 것은 적용 환경에 맞는 상변화물질의 선택이다. 따라서 여러 문헌에 공개되어 있는 상변화물질의 종류와 분류를 정리하고 유기계, 무기계, 공융 혼합물 등 각 물질이 갖는 특성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100-300℃ 온도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적절한 후보 물질은 용융염과 그들의 공융 혼합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고,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실증과제에도 그와 유사한 물질을 사용할 것임을 제시하였다. 본 Part 1 논문은 기술개발 배경과 타당성, 상변화물질의 선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후속으로 발표될 Part 2 논문에서는 열원과 물질의 열교환 시 겪는 상변화 과정의 현상학적 이해와 열전달, 열전도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동향, 관련 열교환 시스템 설계, 축․방열 시스템 설계 및 운영, 대형 시스템 실증사례들이 보고된다.

후 기

이 연구는 2022년도 산업통상자원부 및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연구비 지원에 의한 연구임(과제번호 2001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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