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충전 인프라 시장의 개요

Fig. 1에는 EV 충전 인프라 시장의 범위를 나타내었다^[5]. 좁은 의미의 충전 인프라 시장은 충전시설의 보급대수(충전소의 수 혹은 충전기의 수)를 의미한다. 넓은 의미로는 충전시설과 이를 구축하기 위한 물리적 시설(인입선, 계량장치 등), 그리고 관련된 서비스 산업을 모두 포함한다. 서비스 산업의 대표적인 예로서, 한국전력공사가 운영하는 KEPCO PLUG에서는 GIS 기반 충전소 위치 및 충전기 상태 정보 제공, 실시간 충전소 길찾기, 충전내역 통계, 간편결제, 그리고 로밍플랫폼 등이 있다.

향후, EV가 집합자원 형태의 가상발전소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V2G 및 V2H 서비스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더불어 분산 에너지 자원을 연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충전 인프라 시장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Fig. 1. Scope of the EV charging infrastructure market^[5]

(위의 Fig. 1에서, V2H(Vehicle-to-home)는 EV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가정으로 연계하여 사용하는 기술을 의미, V2G(Vehicle-to-grid)는 EV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전력계통에 연계하는 기술을 의미, AC충전은 온보드차저(On-board Charger)로 충전을 의미, 그리고 DC충전은 오프보드차저(Off-board Charger)를 의미한다)

2.2 국내 시장 분석

국내 EV 충전기는 2023년을 기준으로 누적 28.8만기(완속 충전기 25.4만기, 급속 충전기 3.4만기)가 설치되었으며, Fig. 2는 지역별 충전기의 누적보급대수를 나타낸다. 이는 전년대비(2022년, 19.3만기) 약 49%가 증가한 수치로 2017년 조사 이후 매년 충전 인프라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인구가 가장 많은 행정구역인 경기도와 서울은 각각 77,364대와 48,559대의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충전기의 약 26.85%와 16.85%를 차지한다. 또한, 설치된 충전기 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평균 이용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Fig. 2. The number of installed charging points by region in South Korea in 2023

급속 충전기는 공공 사업자 1.2만기, 민간 사업자 0.7만기로 공공 사업자의 비중이 크고, 완속 충전기의 경우 민간 사업자 16.7만기, 공공사업자 0.6만기로 민간 사업자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급속충전기 구축은 완속에 비해 높은 초기 투자비로 공공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으며, 민간 사업자 진출이 비교적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충분한 충전 인프라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EV 충전 데이터는 신뢰성 높은 이용률 평가에 필수적이다. 충전 인프라의 보급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두 가지 지표는 EV 대수 당 충전 인프라의 용량과 충전소 대수 당 EV 대수가 있다^[1]. 두 가지 지표의 전 세계 평균값은 2023년 기준 각각 약 2.3과 11.0이다.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EV 대수 당 충전 인프라의 용량 비율은 약 4.8로 가장 높고, 충전소 대수 당 EV 대수의 비율은 약 3.0으로 가장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가 타국가들과 비교하여 충전 인프라 보급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의 주거 특성과 밀접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많은 인구가 다세대 건물에 거주하고 있다. 이러한 주거환경이 EV 사용자들에게 개인용 충전을 제한하고 공용 충전에 더 많이 의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2021년에 배포한 ‘제4차 친환경 자동차 기본 계획(2021–2025)’에서 충전 인프라 구축 계획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추진 정책을 선언하였다^[6]. 2025년까지 의무설치비율 확대를 통해 생활거점 지역에는 50만기 이상을, 이동거점 지역에는 급속충전기를 중심으로 1.7만기 구축 목표를 세웠다. 또한, 기 설치된 충전기의 이용 효율을 제고하기 위하여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되어 단속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친환경차법을 개정하였다.

2.3 국외 시장 분석

주요 선진 국가들은 충전 인프라망을 확장하기 위한 보조금 혜택과 연구 개발 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세계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1년 144억 9,500만 달러 규모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27%씩 성장하여 약 1,281억 3,5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5].

Fig. 3은 중국, 미국, 유럽의 공용 충전기 현황(2020–2023)과 전망(2025 및 2030)을 나타낸다^[1]. 중국은 전 세계 급속 충전기의 85% 그리고 완속 충전기의 60%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구축 시 지급 및 운영 과정에서 지급)을 통해 충전 인프라 보급을 가속화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쳤다^[7]. 미국은 중국과 유럽을 제외하면 세 번째로 큰 충전 인프라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에 제정된 인프라 법의 일환으로,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인 50만 개의 EV 충전설비 구축을 위해 75억 달러를 투자한다^[8]. 유럽은 전반적으로 급속충전기 대비 완속충전기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그 이유는 유럽 내 많은 EV 운전자들이 공용 장소 대신 주거 지역의 개인용 충전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공용 장소에서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여 급하게 충전해야하는 빈도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Fig. 3. Historical(2020–2023) and projected(2025 and 2030) charging points in China, the USA, and Europe

5.1 분류체계

본 논문에서는 충전 인프라 이용률 평가에 관한 연구를 Fig. 4에서와 같이 충전 변수, 시간 간격, 응용사례 관점으로 분류 체계를 수립하였다.

Fig. 4. Classification system for utilization evaluation

5.2 충전 변수 관점

EV 충전 인프라의 이용률을 평가하기 위해 많은 연구들에서 사용된 지표는 주로 세 가지 충전 변수를 이용하고 있다. 이를 Table 1에 요약하였다.

첫 번째, 수량 기반의 변수로 충전횟수와 충전기 대수를 이용하여 이용률 지표를 정의할 수 있다. 특정 기간 동안의 충전횟수 혹은 전체 충전기 수 대비 사용 중인 충전기 수의 비율을 통해 이용률을 평가한다. 충전횟수가 높은 충전기는 충전량 혹은 충전시간에 상관없이 우선 방문하는 EV 차량의 빈도가 높다는 의미이다. 해당 충전기의 특성은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기인할 수 있는데,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설치, 주변 지역에 경쟁 기업의 충전기 수 부족, 저렴한 충전 요금, 그리고 사용자 입장에서 편리한 충전 환경 보유 등의 예를 들 수 있다^[24]. 반면,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충전 인프라를 추가적으로 구축하거나 확장하여야 한다는 기회를 시사한다. 따라서, 수량 기반의 변수를 활용한 이용률 연구에는 충전소 위치 최적화 및 구축 계획과 관련된 주제들이 보고 되고 있다. 그러나 수량 기반 변수는 얼마나 많은 양의 충전이 발생했는지 혹은 얼마나 오래 충전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8].

두 번째, 충전량 기반 변수로 이용률 지표를 정의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기록되는 충전량, 특정 기간 동안 기록되는 충전량, 그리고 실제 충전량과 최대 충전가능량과의 비율을 통해 이용률을 평가할 수 있다. 충전량 기반의 이용률 지표는 에너지 사용량에 대해 정확히 측정할 수 있고 해석이 가능하므로 충전사업자와 계통 운영자에게 선호된다. 충전량 기반의 이용률 지표를 통해 경제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량 단위의 요금제를 채택하는 충전사업자에게 중요하며, 전력계통에 가중되는 부하량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계통 운영자에게 중요하다.

세 번째, 시간 기반 변수로 충전시간, 점유시간, 대기시간을 이용률 지표를 정의할 수 있다. 대기시간은 점유시간과 충전시간의 차이이므로 Table 1에는 생략하였다. 시간 기반 변수의 가장 큰 장점은 충전기의 점유율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점유시간 분석과 대기 시간 최적화를 통한 서비스 품질 평가에 해당 변수를 적용한 이용률 지표가 활용되고 있다^{[13, 18]}.

5.3 시간 간격 관점

세 가지 충전 변수의 관점 외에도, EV 충전 인프라의 이용률은 시간 간격에 따라 단기, 중기, 그리고 장기로 특징 지을 수 있다. 단기 간격은 분 단위의 간격 혹은 시간 단위의 간격으로 이용률을 분석한다. 단기 간격의 특징은 시간 간격의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세부적인 이용률 분석 및 평가가 가능하고 이용률 패턴의 단기적인 역동성을 포착하는데 유리하다. 또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 기간이 길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연구^[24]에서는 3개의 충전소에 대해 한 달 동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충전횟수와 충전시간의 공간적 및 시간적 분포를 30분 간격으로 분석하였다. 단기 간격의 이용률 분석은 세부적인 시간 간격으로 충전 분포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계통 운영자가 부하 패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 충전사업자가 스케줄링 알고리즘을 구현하는데 도움이 된다.

반면, 중기 간격은 일 단위의 간격 혹은 월 단위의 간격으로 이용률을 평가한다. 중기 간격은 단기 간격에 비해 시간 간격의 해상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세부적인 이용률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이용률 분포의 장기적인 추세와 계절성을 파악하는데 유리한 특징이 있다. 충전사업자는 중기 간격의 이용률 평가를 통해 일별 혹은 월별 수익 모델을 구현할 수 있으며, 정책 결정자는 이용률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파악하므로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참고할 수 있다.

장기 간격은 연 단위의 간격으로 이용률을 평가한다. 따라서 다른 시간 간격에 비해 이용률 평가를 위한 데이터의 확보 기간이 길어야 한다. 연간 충전량 기반의 변수 혹은 시간 기반의 변수를 활용하여 비용 편익 모델^[16]을 수립하거나 합당한 충전 요금을 산정^[19]하는데 장기 간격의 이용률 평가가 적용되고 있다.

5.4 응용사례 관점

EV 충전 인프라 이용률에 대한 응용사례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측면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충전 인프라 이용률 패턴 분석이다. 충전 인프라를 다양한 그룹(장소, 용량, 그리고 접근성 등을 고려)으로 분류하고 EV 운전자의 충전 행동과 선호도를 분석한다^{[14, 15, 18, 24]}. 두 번째, 충전 인프라 이용률 극대화이다. 이 측면은 세부적으로, 충전소의 위치 최적화^{[21, 23]}, 충전 요금 분석^[19], 그리고 비용 편익 모델 수립^{[7, 16]}이라는 세 가지 접근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세 번째, 충전 인프라 이용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하는 측면이다^{[8, 10]}. 네 번째, 충전 인프라 운영 및 최적화이다. 충전 인프라 운영의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고^{[13, 20]}, 계통에 미치는 영향성을 평가하고^{[12, 17]}, 이용률 예측^[11]과 스케쥴링^[22]을 통해 운영 최적화를 수행한다.

5.5 충전기의 고장과 수량 부족에 따른 이용률의 영향성

충전기의 고장은 펌웨어 오류와 통신 고장 등의 소프트웨어 문제와 부품 성능 이상과 파손 등으로 인한 하드웨어 문제로 구분할 수 있다. 고장이 발생하면 충전기의 사용이 불가능해지며 충전기 접근성 감소, 대기 시간 증가, 그리고 전반적인 충전 효율성 하락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는 충전소를 찾는 EV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신뢰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충전기 고장을 복구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충전기가 장시간 가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고장난 충전기를 대체할 다른 충전기를 찾는 과정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대기 시간의 증가는 EV 운전자들의 충전 이용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궁극적으로는 충전 인프라의 이용률이 떨어지게 되어 사업자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한다.

충전기의 수량이 부족해지면 단기적으로 충전 인프라의 이용률이 증가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이용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량 부족의 원인은 EV 대수 대비 미진한 충전기 보급 혹은 충전기의 빈번한 고장률로 식별된다.

수량이 부족해지면 충전이 필요한 차량이 소수의 충전기에 집중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각 충전기의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충전 혼잡과 회전율 저하, 대기 시간 증가를 일으킨다. 특히 도심지나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은 이용 빈도가 높은 장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 EV 운전자들이 충전기가 부족한 충전소를 인식하게 되면 재방문 비율이 현저히 하락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해당 충전 인프라의 이용률이 저하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