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피해와 온실가스(GHG)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경험하며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는 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규제를 실시해 오고 있다. 해운분야에서도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한 국제협력기구는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청잭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IMO는 1973년 제정된 MARPOL 의정서의 부속서VI 개정을 통한 규제를 시작으로 2023년 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는 ‘2023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채택하여 2050년까지 온실가스(GHG)의 순배출량 0이 되도록 하는 Net-Zero를 목표로 제시하였다. EEDI(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 EEXI(Energy Efficiency eXisting Index), CII(Carbon Intensity Indicator) 등의 기준이 적용된 단계적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제시함으로써 해운분야의 규제를 구체화하였다^[1].

이에 대응하여 각국의 해운, 조선업계와 정부는 메탄,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연료를 사용하는 방안과 추진시스템을 전동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액체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은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가장 친환경적인 추진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선박의 건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됨에 따라 설계단계에서 다양한 구성의 추진시스템 및 기자재의 안정성에 대해 확인하는 방법으로 HILS나 P-HILS와 같은 시뮬레이션이 근래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가상의 모델 상에서 수정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고, 제어기와 실제 전력 환경에서 모터드라이브, 추진모터 등을 연계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므로 신뢰성이 높은 설계정보를 제공해 준다.

연료전지 추진선박에 대한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하여 직류전원으로서 연료전지와 배터리의 전력을 이용한 전기추진시스템의 모델을 설계하고, 추진시스템의 전원 및 부하를 모사한 전원/부하장비를 연계한 P-HILS 시스템을 구성하였다. 시뮬레이션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실제 선박의 전력계통은 수 MW에서 수십 MW에 달한다. 본 연구에서는 소규모 전력 및 전원/부하장비로 추진시스템의 동작을 검증할 수 있도록 축소된 용량의 P-HILS 체계를 활용하는 방법을 적용하였다.

2. 액체수소 연료전지 추진시스템

친환경선박의 전기추진시스템은 Fig. 1의 (a)와 같이 연료전지, 발전기(Generator Set), 배터리(ESS), 풍력, 태양광 등의 전원으로 추진모터 및 프로펠러를 구동하는 시스템이며, 단일 전원 또는 복수의 전원을 연계하여 생산된 전력은 추진모터 외 선내 부하에도 전력을 공급한다^[2]. Fig. 1의 (b)와 같이 프로펠러 샤프트를 전기모터와 디젤엔진의 동력으로 구동하는 하이브리드의 추진시스템도 친환경선박 추진시스템의 한 형태이다. 이 경우 모터와 디젤엔진의 연계 모드에 따라 모터는 배터리 충전이나 선내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기로도 활용된다^[3]. 이처럼 전기추진시스템은 전원의 구성이나 엔진동력의 결합 여부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으며 각 전원의 특성과 선박의 운항환경을 고려하여 선택된다.

Fig. 1. (a) Electric propulsion system by various electric power sources(fuel cell, generator, battery(ESS)) and (b) hybrid propulsion system using mechanical power of motor and engine for rotating propeller shaft^{[4, 5]}

전기추진선박 전원 중 연료전지는 연료의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변환장치이다. 1960년대 미 우주 프로그램에 사용된 AFC를 시작으로 PEMFC, SOFC, MCFC, PAFC 등이 개발되어 왔고^[4], 선박 수송분야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어 연구되고 있는 것은 PEMFC와 MCFC, SOFC 등이며 이 중 기술적으로 가장 성숙한 것은 PEMFC이다^[5]. 주로 수소, 메탄(천연가스), 메탄올 등을 연료로 사용하며 다른 발전방식에 비해 오염물질의 배출이 적은 편이다. 향후 강화될 해운부문 규제에 대비해서 액체수소 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을 기존 연료 및 추진시스템의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CO2, 질산화물(NOx) 등의 오염물질도 거의 배출하지 않아 가장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선박용 미래 대체연료로서 액체수소는 에너지밀도를 비롯해 몇 가지 한계점도 있다. 선박용 디젤연료와 비교하여 질량 대비 에너지밀도(Wh/kg)가 높지만 부피 대비 에너지밀도(Wh/L)가 1/3정도로 낮다. 연료전지의 연료로서 다른 친환경연료와 비교해 보아도 암모니아, 메탄올, LNG에 비해서 부피 대비 에너지밀도가 낮은 편이다^{[6, 7]}. 이에 더하여 저장용탱크와 BOP(Balance of Plant)라 지칭되는 설비로서 연료공급, 보관 및 전력변환 등을 지원하는 보조설비가 선박 내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그 외 연료저장 및 액화유지 기술, 연료생산 및 공급 인프라, 이와 관련된 비용 등이 기술적 제약으로 남아있다^{[8, 9]}.

한편 연료전지는 추진모터와 같은 전력부하의 변화에 비해 발전량의 변화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연료전지 추진시스템에는 순간적인 전력수요 변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배터리와 같은 보조적인 전원을 포함한다.

본 연구 대상의 시스템도 연료전지를 주전원으로 활용하고 배터리가 선박의 속도 및 운항프로파일에 따라 부족한 전력을 추가 공급하거나 남는 전력으로 충전되도록 하고 있다. Fig. 2는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추진시스템의 단선도로서 연료전지, 배터리(ESS), 전력계통 및 전력변환장치, 추진모터 및 모터 드라이브, 선내부하로 구성되어 있다.

Fig. 2. Single line diagram of liquid hydrogen fuel cell propulsion system

3. P-HILS 시스템

HILS(Hardware in the Loop Simulation)는 실제 하드웨어 없이 가상의 모델과 실제 제어기 또는 임베디드 시스템을 연계하여 시행하는 실시간 시뮬레이션이다. 실제 제어기를 이용해 가상의 Plant 모델을 제어해 봄으로써 제어기 성능과 동작을 검증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제어기 외에는 시뮬레이션 모델 내에서 운용되므로 실제 하드웨어 연결했을 경우의 하드웨어에 대한 영향 없이 안전하게 검증이 가능하고, 시스템의 변동에 유연성이 높아 시험 및 개발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선박과 같이 제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여되는 시스템에는 HILS가 가진 유연성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HILS는 Fig. 3과 같이 가상의 모델을 설계하고 모니터링하는 Host PC, 설계된 모델을 실시간으로 구동하는 실시간 시뮬레이터, 신호 변환용 인터페이스(SCU), 제어기로 구성된다^[10].

Fig. 3. Schematic diagram of HILS(Hardware in the Loop Simulation)

P-HILS(Power HILS)는 HILS 시스템에 전력공급장비인 파워앰프(Power Amplifier)를 추가한 형태로서 모터, 인버터, 전력변환장치 등 전력기기 작동 및 계통운영에 필요한 실제 환경의 전력을 이용하여 전력기기 및 이를 운영하는 제어시스템의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다^[11].

연료전지 추진선박 등 전기추진시스템을 활용하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P-HILS는 전기추진 기자재를 선박에 탑재하기 전에 실제 환경과 유사한 전력조건에서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고 이와 관련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Fig. 4. Schematic diagram of power-HILS

Fig. 5. Configuration of P-HILS system for electric propulsion system

Fig. 4는 P-HILS의 구성도이며 Fig. 5는 본 연구를 위해 구성한 P-HILS 시스템의 장비 구성이다. 본래 P-HILS 시스템에는 시뮬레이터의 신호를 받아 실제 장비나 계통에 공급되는 전력을 구현할 수 있는 파워앰프(Power Amplifier) 장비를 포함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파워앰프 대신 양방향 전원공급장치를 이용하여 추진시스템 및 계통의 전력보다 축소된 전력을 활용하는 P-HILS 시스템을 구성하였다. 전기추진 선박의 추진시스템 및 전력계통에 공급되는 전력은 수 MW 이상이며 파워앰프를 통해 해당 규모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파워앰프는 2상한 또는 4상한 전력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과 빠른 응답속도에서 장점을 가지나 선박 전기추진시스템은 회생제동이 고려되지 않는 점과 부하의 변동속도가 급격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였다.

4. 시뮬레이션 대상 추진시스템

운송에 사용되는 선박은 일반적으로 입출항 시 외에 대부분의 구간에서 추진출력의 변동이 적고 안정적인 형태를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부하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터그보트의 사양 및 운항특성을 반영하여 액체수소 연료전지 기반의 전기추진시스템에 대하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연료전지와 배터리로 구성되는 전원부, 추진모터와 선내전력 구성된 부하, 전원과 부하를 연계하는 전력계통을 포함하여 터그보트의 추진시스템에 대한 모델을 구성하였고 기존 터그보트의 디젤엔진을 대신하여 동일한 출력을 낼 수 있도록 추진시스템의 사양을 선정하였다.

주전원으로서 1,800kW급 연료전지 2기로 구성된 3.6MW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부하의 변동에 대응하기 위하여 250kWh 배터리시스템(ESS) 2기를 전원으로 포함하고 있고, 메인 전력계통은 AC450V이며, 전력부하로서 추진모터 및 드라이브, 선내부하(General Service)가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Table 1은 선박 기자재의 사양이며 실제 추진시스템은 2개의 추진모터를 구동하기 위하여 각 기자재도 병렬로 운용되는 형태이나 본 연구에서는 시뮬레이션을 단순화하기 위하여 각 기자재가 1기로 통합되어 계통에 연계되도록 Fig. 6과 같이 구성하였다.

Fig. 6. Diagram of simplified propulsion system for simulation

시뮬레이션에 반영할 선박 운항 데이터인 운항 프로파일은 기존 터그보트의 선박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기추진 선박에 맞게 작성하였다. 선속(knot), 추진모터의 출력(kW), 선내부하(kW)를 포함하고 있으며 Table 2에 개략적으로 표기하였다. 터그보트의 운항패턴을 반영하되 운항특성 및 시뮬레이션 성능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구간만 반영하였고 총 운항시간 680초에 5개 구간으로 구분하였다. 이에 따른 운항시나리오를 Fig. 7과 같이 구성하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Fig. 7. Time series graph of the operating profile representing power(kW) of total load(red), propulsion motor(blue), general service(green)

5. 시뮬레이션 모델 및 결과

Fig. 6의 단순화된 추진시스템 구성을 따라 Fig. 8의 (a)와 같이 시뮬레이션 모델을 구성하였다. AC계통으로 변환하기 전 직류단에서 전원부(Power Source)와 부하부(Load)로 나누었고 시뮬레이터를 통해 양방향 전원장비와 연동되도록 하였다. Fig. 6의 (b)는 시뮬레이션 모델과 장비 간 신호연결 및 모니터링(Scope) 신호 관계를 나타낸다. 시뮬레이션 내 전원 모델에서 CV신호를 전원장비로 출력하고, 부하모델에에서 CC신호를 부하장비로 출력하도록 하였다. 시뮬레이션 모델 내에서는 전원과 부하가 직접 연결되지 않고 전원, 부하장비 간에만 DC전력이 연계된다. 전원모델은 부하로 출력해야할 전압에 대한 신호를 전원장비의 CV신호로 입력한다. 부하모델은 운항프로파일에 따라 동작하며, 부하모델의 소비 전력의 크기에 따라 부하장비의 CC신호로 입력되도록 하였다. 부하모델과 부하장비로부터 센싱되는 신호를 시뮬레이션 모델 내 Scope로 기록하여 시뮬레이션 모델과 장비 간의 연동성능을 확인하였다.

Fig. 8. (a) Simulink model of electric propulsion system for liquid hydrogen propulsion ship and (b) signal linkage relation between simulation model and power device

시뮬레이션 모델 내에서 총 부하(Total Load)의 크기는 최대 2,897kW이다. 3상 AC 450V로 변환되기 전 직류전압은 아래의 식 (1)에 따라 577.147V이다. 이 전압에서 흐르는 최대전류는 약 5.02kA이다.

시뮬레이션 모델 내에서는 본래의 전력 크기대로 구동되도록 하였으나 전원, 부하장비에는 1000:1로 축소된 전력, 즉 최대 2.897kW로 동작하도록 전원, 부하장비에 입력되는 전압, 전류의 크기를 변환하여 CV, CC신호로 출력하였다. 전압은 동일하게 577.147V로 하고 부하장비에 입력되는 전류값(CC)은 1/1000로 축소하여 최대 5.02A가 흐르도록 설정하였다.

시뮬레이션 상에서 도출된 데이터 및 그래프는 전원장비로부터 측정된 전류 및 전력을 다시 1000배로 변환한 값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모델에서 출력된 값과 비교하였다.

Fig. 9의 (a)∼(c)는 Table 2의 축소된 운항 프로파일 및 Table 3의 변환비율에 따라 680초간 시뮬레이션을 진행 후 시뮬레이션 모델과 장비에서 측정된 전압, 전류, 전력에 대한 그래프이다. (a)와 (b)는 각각 전원장비에 입력되는 전압 지령값과 부하장비에서 측정된 전압이다. 577.147V의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므로 시간에 따른 변동은 없고 부하장비에서 측정된 값도 그와 거의 일치하는 값을 가진다.

(b)의 적색 파형은 시뮬레이션 모델 상에서 추진모터와 선내부하를 더한 총부하에 대한 전류의 크기이며, 하늘색 파형은 이를 부하장비에 CC신호로 전달한 뒤 부하장비가 소비한 부하전류를 측정한 값이다.

(c)는 각각 시뮬레이션모델과 부하장비에서의 전력에 대하여 (a), (b)에서 측정된 전압, 전류를 바탕으로 계산된 값이다.

전류와 전력 모두 시뮬레이션의 운항 프로파일의 값과 동일한 값을 모델과 부하장비를 통해 측정되었고, 실제 운항시간에 비해 축소된 시간에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 위하여 실제 선박의 거동에 비해 선속이나 출력의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였으나 시뮬레이션이나 부하장비가 부하의 변화에 따른 일치된 결과를 보였다.

Fig. 9. (a) Input voltage to the load in the simulation model(navy) and voltage measured from the power load device(orange), (b) total load current value in the simulation model(red) and total load current value measured from the power load device(sky blue), (c) load power (kW) in the simulation model(red) and load power (kW) measured from the power load device(sky blue)

6. 결 론

본 연구는 친환경선박으로서 연료전지 기반의 전기추진선박의 추진시스템에 대하여 검증하기 위해 기존 선박의 운항특성을 분석하고 P-HILS 시뮬레이션의 적용을 검토하였다.

터그 보트를 연구 대상 선종으로 선정하여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전원으로 하는 전기추진시스템의 시뮬레이션 및 모델링을 위해 시계열 데이터인 운항 프로파일을 작성, 적용하였다. 기존 터그 보트의 실제 운항 시의 운전특성 및 추진출력을 반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680초 5개 구간으로 구성된 운항 프로파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P-HILS 시험환경 구성을 위한 전원공급장비 및 시험대상 장비는 선박 연료전지 및 계통의 실제 전력 대비 1000:1 규모의 양방향 전원공급장비를 이용하였고 이를 전원과 부하로 적용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모델 및 시뮬레이터의 신호를 입력받은 전원/부하장비의 출력값이 모델의 데이터 및 선박 운항 프로파일과 일치하여 본 연구의 P-HILS 환경에서 모델과 실제 장비 간 실시간 연계성능을 확인하였다.

향후 선박 기자재를 연계한 P-HILS를 진행할 때 본 연구에서 수행한 연료전지 추진선박 및 전기추진선박, 하이브리드선박 등의 핵심 기자재에 대한 연구에 폭넓게 활용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